천문 기상/수학과 역법/인쇄술과 활자 제조/군사 기술/한의학

고려 후기에 중국과 아라비아에서 전해진 과학의 영향과 세종 때를 전후한 활발한 노력에 따라 조선의 과학은 크게 발전하였다.

[천문 기상]

1. 기관
조선 시대에는 신라 이래의 전통을 이어 서운관을 설치해 천문을 맡아보게 하는 한편, 세종 때에는 관상감으로 이름을 바꿔 천문과 지리, 역법, 기상 등을 종합적으로 맡아보게 하였다.

2. 세종 대의 관측 기구
(1) 세종은 1442년에 전국 각지에 측우기를 설치하고 강우량을 측정해 농업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 이 측우기는 서양보다 200여 년이나 앞선 것으로, 조선 초의 과학 기술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관측기구이다.
(2) 이천과 장영실 등에 의해 천체 관측기인 간의와 혼천의가 제작되고, 햇빛으로 생기는 그림자의 이동에 따라 시간을 재는 해시계인 앙부일구(앙부일영), 물방울을 떨어뜨려 그 양으로 시간을 재는 물시계인 자격루 등이 잇따라 발명되어 생활에 많은 편리를 가져왔다. 

[세조 대의 과학 기술] 세조 때에는 세조가 직접 토지 측량 기구인 인지의를 만들어 양전 사업(토지 측량 사업)과 지도 제작에 이용해 큰 효과를 보았다.

[수학과 역법]

천문 역법에 대한 관심과 토지 조사, 조세 수입의 계산 등의 필요성에 따라 수학이 발달하였다.

1. 수학 교재
조선 시대의 수학 교재로는 《상명산법》, 《산학계몽》 등이 있었는데, 아라비아 수학의 영향을 받아 수준이 높았다.

2. 역법
중국과 아라비아의 역법을 참조해 우리나라를 기준으로 한 <칠정산>을 간행하였다.

[인쇄술과 활자 제조]

1. 인쇄술
조선 초기부터 편찬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어, 고려 때부터 번성해 온 인쇄술이 더욱 발달하였다.

2. 활자 제조
태종 때 주자소를 설치하고 서적 편찬의 필요성에 따라 구리 활자인 계미자를 만들었으며, 세종 때에는 활자를 개량해 갑인자를 만들었다. 이후에도 여러 차례 활자가 개량되어 인쇄량도 크게 증가하였다.

[군사 기술]

1. 화포 
군사 기술로는 북방 개척에 따른 야인 전투에서 효력을 보인 화포가 방어용 무기에서 공격용 무기로 바뀌었다.

2. 화차
문종 때에는 수레 위에 신기전(화약을 장치하거나 불을 달아 쏘던 화살)을 설치하여 발사하는 로켓포와 비슷한 화차가 발명되었다.

[한의학]

조선 시대에는 한의학에도 많은 발전이 있었다. 

1. 의료 기관
태조 때 궁중과 중신의 의료를 위해 전의감을 두고, 민간 의료를 위해 혜민국(후에 혜민서로 이름이 바뀜)을 설치하였다. 그리고 전의감에서 의약 부문을 떼어서 내의원을 두었는데 이 셋을 가리켜 3의사라고 하였다.

2. 의학 서적
(1) 세종 때에는 한약 처방법을 모은 《향약집성방》, 《의방유취》 등이 간행되었다.
(2) 1445년(세종 27년)에 간행된 《의방유취》는 고금의 의방을 같은 것끼리 모아 편찬한 의학 백과사전으로 조선 시대 최대의 저작인 동시에 동양 의학의 집대성으로 꼽힌다. 이는 뒷날 광해군 때 허준이 《동의보감》을 저술하는 데 많은 영향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