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 로마 제국] 영국과 프랑스·에스파냐 등이 왕권을 강화하여 중앙 집권적인 근대 국가로 성장하고 있었던 것과는 달리, 독일과 이탈리아는 아직도 분열 상태가 계속되…

[신성 로마 제국] 영국과 프랑스·에스파냐 등이 왕권을 강화하여 중앙 집권적인 근대 국가로 성장하고 있었던 것과는 달리, 독일과 이탈리아는 아직도 분열 상태가 계속되어 근대 국가로의 발전이 더디었다. 그 이유는 10세기 이래 신성 로마 제국이라고 불려 온 독일의 왕 오토 1세(재위 936~973년)가 로마 교황을 도와 준 일로, 교황으로부터 '신성 로마 황제'라는 칭호를 받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황의 권위가 당당하던 중세에는 독일 왕, 곧 신성 로마 황제가 서유럽을 지배하였고, 오토 1세 이래로 독일의 황제들은 신성 로마 제국을 통한 로마 제국의 재건이라는 헛된 꿈에 쫓겨 국내의 통일은 돌보지 않았다.

[독일의 분열] 독일의 분열은 갈수록 심해져 약 300개나 되는 크고 작은 제후 국가와 자유 도시로 갈라졌다. 이와 같은 분열은 1870년 프로이센에 의해 독일이 통일될 때까지 계속 되었다. 제후들이 모여 황제를 선출하였기 때문에 황제의 권한이 약했을 뿐만 아니라 한동안 황제가 없었던 시대, 곧 대공위 시대(1254~1273년)를 겪기도 하였다. 15세기 중엽부터는 오스트리아 지방의 큰 제후였던 합스부르크 집안에서 대대로 황제 자리를 잇게 되었으나 독일을 통일할 만한 힘은 못되었다.

[이탈리아의 분열] 이탈리아도 북부 지방이 신성 로마 제국에 속해 있었고 중부 또한 로마 교황의 영토로 되어 있어서 통일을 이루지 못하였다. 또한 십자군 전쟁 때부터 베네치아·밀라노·피렌체·제노바 등 자유 도시가 번성하여 분열 상태가 더욱 심화되었다. 그러나 경제적으로는 지중해 무역에 종사한 결과 크게 번영하였으며, 문화적으로도 다른 나라에 앞서 새로운 문화를 개척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