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学,就是用语言塑造形象反映社会生活,又用极强烈的感染力影响社会生活。我们为具备一定阅读基础的童鞋准备的韩国文学名作大餐,希望大家提高阅读的同时,感受这些文学作品中的优美文字感情和艺术表现手法。

눈길16 — 이청준
雪路16 — 李清俊

“그래서 어머님은 그 발자국 때문에 아들 생각이 더 간절하셨겠네요.”
“所以妈妈因为那些脚印,更思念儿子了吧?”

“간절하다뿐이었겄냐. 신작로를 지나고 산길을 들어서도 굽이굽이 돌아온 그 몹쓸 발자국들에 아직도 도란도란 저 아그의 목소리나 따뜻한 온기가 남아 있는 듯만 싶었제. 산비둘기만 푸르륵 날아올라도 저 아그 넋이 새가 되어 다시 되돌아오는 듯 놀라지고, 나무들이 눈을 쓰고 서 있는 것만 보아도 뒤에서 금세 저 아그 모습이 뛰어나올 것만 싶었지야. 하다 보니 나는 굽이굽이 외지기만 한 그 산길을 저 아그 발자국만 따라 밟고 왔더니라. 내 자석아, 내 자석아, 너하고 둘이 온 길을 이제는 이 몹쓸 늙은 것 혼자서 너를 보내고 돌아가고 있구나!”
“不光是思念呐。过了大路走上山路,绕来绕去的脚印里好像还留着这孩子的说话声,还有他的暖和气呢。山鸽子扑啦啦飞走的时候,也像这孩子的魂儿变成鸟飞回来了,吓了我一跳。看到树顶着雪站着的模样,也像这孩子马上要从那后面跳出来一样。我就踩着这孩子的脚印,走完了这段绕来绕去的山路。我的儿啊,我的儿啊,你跟我一块儿走过去的山路,这下让我这老东西一个人走回来了!”

“어머님 그때 우시지 않았어요?”
“妈妈您当时没哭吗?”

“울기만 했겄냐. 오목오목 디뎌 논 그 아그 발자국마다 한도 없는 눈물을 뿌리며 돌아왔제. 내 자석아, 내 자석아 ,부디 몸이나 성히 지내거라. 부디부디 너라도 좋은 운 타서 복 받고 살거라..... 눈앞이 가리도록 눈물을 떨구면서 눈물로 저 아그 앞길만 빌고 왔제.....”
“不光哭啊。这孩子留下的那些坑坑凹凹的脚印里,不知道洒了多少泪啊。我的儿啊,我的儿啊,一定要保重身体啊,一定一定要碰上好运气多享福啊……。眼泪流得看不清路了,我就用眼泪祈祷这孩子的将来啊……”

노인의 이야기는 이제 거의 끝이 나 가고 있는 것 같았다. 아내는 이제 할 말을 잊은 듯 입을 조용히 다물고 있었다.
老人的故事似乎快讲完了。妻子好像无话可说了,静静地沉默了。

“그런디 그 서두를 것도 없는 길이라 그렁저렁 시름없이 걸어온 발걸음이 그래도 어느 참에 동네 뒷산을 당도해 있었구나. 하지만 나는 그 길로는 차마 동네를 바로 들어설 수가 없어 잿등 위에 눈을 쓸고 아직도 한참이나 시간을 기다리고 앉아 있었더니라......”
“本来不着急赶的路,我就那样丢了魂儿似地走完了,不知不觉就到了村子的后山。可我不忍心马上进村子,顶着雪花坐在坡路上好长时间……”

“어머님도 이젠 돌아가실 거처가 없으셨던 거지요.”
“您是因为没有要去的地方吧?”

한동안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던 아내가 이제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진 듯 갑자기 노인을 추궁하고 나섰다. 그녀의 목소리는 이제 울먹임 때문에 떨리고 있었다.
一直闭着嘴静静地听故事的妻子,这时也像无法继续忍受了似地突然追问道。她的声音这时已经因为抽泣而颤抖了。

나 역시도 이젠 더 이상 노인을 참을 수가 없었다. 이제나마 노인을 가로막고 싶었다.
我也无法再忍受老人了。即使是现在也想阻止老人。

아내의 추궁에 대한 그 노인의 대꾸가 너무도 두려웠다. 노인의 대답을 들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 역시도 불가능한 일이었다.
对妻子的提问,老人的回答太让我害怕了。我不能听老人的回答。可是连这也不可能了。

나는 아직도 눈을 뜰 수가 없었다. 불빛 아래 눈을 뜨고 일어날 수가 없었다.
直到现在我也不能睁开眼睛。在灯光下我不能睁开眼睛起来。

사지마비된 듯 가라앉아 잇는 때문만이 아니었다. 졸음기가 아직 아쉬워서도 아니었다.
不是因为四肢麻木无法动弹,也不是因为省不得赶走睡意。

눈꺼풀 밑으로 뜨겁게 차 오르는 것을 아내와 노인 앞에 보일 수가 없었다. 그것이 너무도 부끄러웠기 대문이었다. 아내는 이번에도 그러는 나를 알고 있었던 것 같았다.
我不能让妻子和老人看到我的眼皮下热辣辣地涌上来的东西。因为这太让人羞愧了。妻子似乎已经知道我的处境了。

“여보, 이젠 좀 일어나 보세요. 일어나서 당신도 말을 좀 해보세요.” 그녀가 느닷없이 나를 세차게 흔들어 깨웠다. 그녀의 음성은 이제 거의 울부짖음에 가까웠다. 그래도 나는 일어날 수가 없었다. 뜨거운 것을 숨기기 위해 눈꺼풀을 꾹꾹 눌러 참으면서 내처 잠이 든 척 버틸 수밖에 없었다. 음성이 아직 흐트러지지 않고 있는 건 오히려 그 노인뿐이었다. “
“嗳,现在起来吧。你也起来说句话吧。”她突然用力地推我起来。她的声音已经接近哭腔了。即便如此我也不能起来。为了隐藏那热辣辣的东西,我只能强忍着闭紧眼皮,硬挺着装睡。

가만 두거나. 아침 길 나서기도 피곤할 것인디 곤하게 자고 있는 사람 뭣하러 그러냐.”
“别叫了,一早就要上路了,睡得那么香干嘛要叫他呢。”

노인은 일단 아내의 행동을 말려 두고 나서 아직도 그 옛 얘기를 하는 듯한 아득하고 차분한 음성으로 당신의 남은 이야기를 끝맺어 가고 있었다.
老人劝阻妻子,然后用像讲往事似的幽幽的声音,慢慢给自己的故事结尾。

“그런디 이것만은 네가 잘못 안 것 같구나. 그 때 내가 뒷산 잿등에서 동네를 바로 들어가지 못하고 있었던 일 말이다. 그건 내가 갈 데가 없어 그랬던 건 아니란다. 산 사람 목숨인데 설마 그때라고 누구네 문간방 한 칸이라도 산 몸뚱이 깃들일 데 마련이 안됐겄냐. 갈 데가 없어서가 아니라 아침 햇살이 활짝 퍼져 들어 있는디, 눈에 덮인 그 우리집 지붕까지도 햇살 때문에 볼 수가 없더구나. 더구나 동네에선 아침 짓는 연기가 한참인디 그렇게 시린 눈을 해 갖고는 그 햇살이 부끄러워 차마 어떻게 동네 골목을 들어설 수가 있더냐. 그놈의 말간 햇살이 부끄러워서 그럴 엄두가 안 생겨나더구나. 시린 눈이라도 좀 가라앉히고자 그래 그러고 앉아 있었더니라......”
“好像就这件事你想错了。就是我在后山上不能马上进村的事。那可不是因为我没地方可去。一个大活人,还不能上谁家找一间偏房吗?不是因为没地方去,早晨的阳光太刺眼呐。当时太阳光已经漫到了村里,我们家房顶也盖了一层雪,太阳晃得没法看呢。特别是村里家家都升火做饭了,我的眼睛酸呐,怕见太阳光,怎么不忍心进村子啊。因为怕那清澈的太阳光,我连想都不敢想啊。我是为了让发酸的眼睛好受一点儿再进村,所以就坐在那儿等……”

 词 汇 学 习

도란도란:窃窃私语。低语。

두 여자애가 도란도란 정답게 이야기한다.
两个女孩儿在亲昵地窃窃私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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