韩国文学广场:雪路⑤ — 李清俊
作者:沪江韩语原创翻译
来源:沪江韩语
2016-03-10 07:00
文学,就是用语言塑造形象反映社会生活,又用极强烈的感染力影响社会生活。我们为具备一定阅读基础的童鞋准备的韩国文学名作大餐,希望大家提高阅读的同时,感受这些文学作品中的优美文字感情和艺术表现手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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雪路⑤ — 李清俊
나는 왠지 기분이 씁쓸하여 그런 식으로 그만 이야기를 얼버무려 넘기려고 하였다.
不知道为什么心里泛起一丝苦涩,我想赶紧把这话题对付过去。
그런데 그게 오히려 결정적인 실수였다.
然而这却成了决定性的失误。
“하기사 그 사람들도 그런 소리들을 하더라. 오늘 밤일을 하고 있는 저 집을 끝내고 나면 이제 이 동네에서 지붕 개량을 안 한 집은 우리하고 저 아랫동네 순심이네 두 집밖엔 안 남는다니까 말이다.”
“是嘛,他们也这么说过。今晚干活儿的那家也改造完了,我们村里没改造屋顶的,就剩咱家跟住下面屯里的顺沈家了。”
“그래도 동네 듣기 좋은 모범 마을 만들자고 이런 집에까지 꼭 기와를 얹으라 하겠어요.”
“那也是,为了弄成好听的模范村,连这种破房子也要上瓦。”
“그래 말이다. 차라리 지붕에 기와나 도난만 얹으랬으면 우리도 두 눈 딱 감고 한번 저질러 보고 싶기도 하더라마는, 이런 집은 아예 터부터 성주를 다시 할 집이라 그렇제......”
“就是。要是光往房顶上瓦就行,那我们也想咬咬牙干一回,可这种房子,得换一块地基重起啊……”
模范村一事重新把话题引向了意想不到的地方。我的心这才重新提了起来,可是已经来不及了。
“하기사 말이 쉬운 지붕 개량이제 알속은 실상 새 성주를 하는 집도 여러 집 된단다.”
“话说回来,改造屋顶说起来容易啊,其实重新盖房子的人家就有好几家呢。”
한번 이야기를 꺼낸 노인이 거기서부터는 새삼 마을 사정을 소상하게 털어놓기 시작했다.
既然提起这话题了,老人就开始详细地介绍起村里的情况。
그 지붕 개량 사업이라는 것은 알고 보니 사실 융통성이 꽤나 많은 일이었다. 원칙은 그저 초가 지붕을 벗기고 기와나 도단을 얹은 것이었지만, 기와의 하중을 견뎌 내기 위해선 기둥을 몇 개쯤 성한 것으로 갈아넣어야 할 집들이 허다했다.
后来才了解到所谓的屋顶改造运动,其实有很大的灵活性。原则上要撤下草皮屋顶,铺上瓦或石棉瓦,但是考虑到上瓦后的承重问题,有许多人家顺便更换了几根新柱子和横梁。
그걸 구실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주를 새로 하듯 집들을 터부터 고쳐지어 버렸다. 노인에게도 물론 그런 권유가 여러 번 들어왔다. 기둥이 허술해서 기와를 못 얹는다는 건 구실일 뿐이었다.
老人以此为借口,好像大多数人家都重新选了地基盖了新房一样。老人当然也多次听到过这种劝告。因为柱子破旧了所以不能给房顶上瓦,这成了很好的借口。
허술한 기둥을 구실로 끝끝내 기와 얹기를 미뤄 온 집이 세 가구가 있었는데 이 날 밤에 또 한 집이 새 성주를 위해서 밤일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었다.
借口柱子旧了,一直拖着不肯改造屋顶的三户人家,今天晚上有一家开始连夜动工盖房子了。
노인이 기와 얹기를 단념한 것은 집 기둥이 너무 허약해서가 아니었다. 노인은 새 성주가 겁이 나 일을 단념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허술한 기둥만 믿을 수가 없었다. 일은 아직도 낙관할 수 없었다. 나는 불시에 다시 그 노인에 대한 나의 빚만을 생각하고 있었다. 노인도 거기서 한동안은 그저 꺼져 가는 장죽불에만 신경을 쏟고 있었다. 하더니 이윽고는 더 이상 소망을 숨기기가 어려운 듯 가는 한숨을 삼키는 것이었다. 그러고는 그 한숨 끝에다 무심결인 듯 덧붙이고 있었다.
老人不敢奢望给房顶上瓦,不是因为房子的柱子老朽了。老人因为害怕重新动工盖房,只能死了这条心。无法相信仅仅是因为老朽的柱子。不能再继续乐观下去了。我突然重新想起欠老人的债了。老人有一阵子好像把注意力放在了烟杆一端渐渐熄灭的烟火上。过了一会儿,似乎无法再把心愿憋在心里了,忍不住轻轻叹了口气,然后像是随口说说一般补充道:
“이참에 웬만하면 우리도 여기다 방 한 칸쯤이나 더 늘여 내고 지붕도 도단으로 얹어 버리면 싶긴 하더라만.......” 마침내 노인이 당신의 소망을 내비친 것이었다.
“差不多的话,也想趁这机会,给咱们家再添一间屋子,房顶也铺上石棉瓦……”老人终于说出了憋在心底的心愿。
“오늘 당할지 내일 당할지 모를 일이기는 하다만, 날짐승만도 못한 목숨이 이리 모질기만 하다 보니 별의별 생각이 다 드는구나. 저런 옷궤 하나도 간수할 곳이 없어 이리 밀치고 저리 밀치다 보면 어떤 땐 그저 일을 저질러 버리고 싶은 생각이 꿀떡 같아지기도 하고......”
“不知道今天走还是明天走,连鸟都不如的命啊,硬是活到这岁数,啥念头都有啊。连那个衣橱都没地方搁,一会儿挤这儿一会儿推那儿的,有时候真想咬咬牙干一回啊……”
노인은 결국 그런 식으로 당신의 소망을 분명히 해 버리고 만 셈이었다. 지금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그런 소망을 지녔던 것만은 분명히 한 것이다. 나는 이제 할 말이 없었다. 눈을 감은 채 듣고만 있었다. 노인에 대해선 빚이 없음을 골백번 속으로 다짐하고 있었다.
老人到底还是用这种方式清楚地表白了自己的心愿。就算不是现在,至少曾经有过这种念头。我无言以对了,只好闭上眼睛默默地听,一边在心里百般叮嘱自己——我不欠老人的债。
“이번에는 면에서도 그냥 흐지부지 지나가 주더라만 내년엔 또 이번처럼 어떻게 잠잠해 주기나 할는지. 하기사 면 사람들 무서워 집을 고친다고 할 수도 없는 노름이제, 늙은이 냄새가 싫어 그런지 그래도 한데서 등짝 붙이고 누울 만한 방 놔두고 밤마다 남의 집으로 잠자릴 얻어 다니는 저것들 에미 꼴도 모른 체하지는 못할 일이니라.”
“这回,面里就这样稀里糊涂地对付过去了,不知道明年还能不能这么唬弄过去。也是啊,不能说是因为害怕面里的人才重新盖房子吧,不过孩子们的妈,兴许是嫌弃老太婆的味道,放着还能贴着背躺下的地方不睡,天天到邻居家借住,也不能装看不见呐。”
词 汇 学 习
체하다:假装。佯装。
여우는 늘 죽은 체하여 위기를 모면하곤 한다.
狐狸经常以假死摆脱危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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