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많은 집안에 바람 잘 날 없다? 1990년대 중·후반 드라마 속 사고뭉치들은 언제나 여자였다. 공부 잘하는 딸은 연애에 젬병이고, 얼굴 예쁜 딸은 남자 보는 눈이 없어 속을 썩였다. '사랑이 뭐길래'(1991년), '딸부잣집'(1994년), '목욕탕집 남자들'(1996년) 같은 드라마는 종종 딸 많은 집 부모가 '철없는 딸 시집 보내려다 복장 타는 사연'을 들려주곤 했다.
男人多的家里没有好风气?20世纪90年代中后期的韩国电视剧中,“惹是生非”的总是女人。学习好的女儿在爱情方面犯傻,长得漂亮的女儿看男人没有眼光,让人费心。《爱情是什么》(1991年)、《女儿富家》(1994年)、《澡堂老板家的男人们》(1996年)等电视剧讲述的都是女儿多的家庭中,父母“为嫁出不懂事的女儿而伤神”的故事。

2009년 요즘 드라마는 이제 못난 아들들이 부모 속 썩이게 된 속사정을 노래한다. 최근 종영한 SBS '가문의 영광', MBC TV '내조의 여왕', KBS 2TV '솔약국집 아들들'과 '그저 바라보다가'까지. 장가 못 가고 취직 못 하고 철 덜 든 아들들의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다.
而2009年的电视剧开始讲述不懂事的儿子让父母费心的故事。最近播完的SBS电视剧《家族的荣誉》、MBC电视剧《贤内助女王》、KBS二台电视剧《松药店的儿子们》和《那个傻瓜》都是如此。这些电视剧讲述的都是要么没成家、要么没立业的一些“不懂事的儿子们”的故事。

◆시집은 안 가는 것, 장가는 못 가는 것
◆女人不嫁,男人娶妻难

KBS 2TV 드라마 '솔약국집 아들들'에서 네 아들은 그야말로 엄마(윤미라)의 골칫거리다. "너네들은 도대체 뭐가 모자라 장가를 못 가는 거냐"며 엄마는 매일 울화통을 터트린다. 약사, 의사, 방송국 기자 등 직업은 번듯해 보이지만 아들들은 하나같이 결함이 있다.
KBS二台电视剧《松药店的儿子们》中,四个儿子都让妈妈(尹美罗饰)头疼。妈妈每天都气愤地说:“你们四个到底有什么不足,都娶不到媳妇?”他们分别是药师、医生、电视台记者等,都是正正当当的职业,但他们无一例外都有缺陷。

큰아들은 순진해 빠졌고, 둘째는 여자와 진지한 관계를 맺는 법을 모른다. 셋째는 너무 솔직해 늘 피해를 보고 넷째는 십자수와 꽃꽂이에 매진해 엄마 속을 태운다.
大儿子纯真得有点傻,二儿子则是花花公子,不懂如何同女性真诚地相处。三儿子太直率,所以总是受伤,小儿子喜欢绣十字绣和插花,因此让妈妈非常伤神。

이상욱 드라마 PD는 "최근 드라마에서 과거와 달리 여자들은 시집을 안 가는 것으로, 남자들은 반대로 어딘가 모자라 장가를 못 가는 것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电视剧编导李相旭(音)表示:“最近电视剧和过去不同,大都讲述的是女人不嫁以及男人因为有什么不足而娶不到媳妇的故事。”

◆'콧대 높은 딸'에서 '고개 숙인 아들'로…
◆从“高傲的女儿”到“卑微的儿子”

MBC TV '내조의 여왕' 역시 '고개 숙인 남자'들의 집합체 같은 드라마다. 번듯한 대학을 나오고도 제대로 취직을 못한 남편 온달수(오지호), 첫사랑에 연연해 제대로 가정을 돌보지 못하는 한준혁(최철호), 가진 게 많아도 정작 사람들을 얻지 못한 허태준(윤상현)까지. 드라마는 이들이 어떻게 여자를 통해 '어른'이 되는지를 보여주는 데 집중하고 있다.
MBC电视剧《贤内助女王》可谓是“卑微男人”的集合体。虽然毕业于名牌大学但却没能找到工作的丈夫温达洙(吴志浩饰)、因忘不了初恋而没有照顾好家庭的韩俊赫(崔哲浩饰)以及拥有很多却得不到真爱的许泰俊(尹相铉饰)。该剧主要表现了他们如何通过女人变得成熟。

과거 '사랑이 뭐길래', '목욕탕집 아들들' 같은 드라마는 하나같이 주인공 딸들이 콧대만 세우고 고집을 부리다 끝내 자존심을 꺾고 사랑을 배우는 과정을 그렸던 반면 이젠 '고개 숙인 남자'가 어떻게 허리를 펴는지 그 과정을 이야기하기 시작한 셈이다.
过去,《爱情是什么》和《澡堂老板家的男人们》等电视剧都讲述了主人公女儿们原来高傲、固执,但最后却放弃自尊学着去爱的过程,但是现在则开始讲述“卑微男人”如何挺直腰杆的过程。

사랑하는 여자 앞에서 말 한마디 못 건네고(솔약국집 아들들·그저 바라보다가), 괴롭히는 상사에게 제대로 말대꾸 한 번 못하던(내조의 여왕) 남자들이 처음으로 자아존중(自我尊重)을 배우기 시작하는 과정도 같은 맥락으로 읽을 수 있다.
在心爱的女人面前话都不敢说(《松药店的儿子们》、《那个傻瓜》)、在讨厌的上司面前一次也不敢顶嘴(《贤内助女王》),这样的男人们开始学习自我尊重的过程也是按照同样的目的表现出来。

문화평론가 이문원씨는 "여자들의 사회화를 '콧대 꺾이는 과정'을 통해 이야기했다면, 남자들의 사회화를 '허리 펴는 과정'으로 그리고 있다"며 "우리 사회가 가장 고민하는 문제가 무엇인지 은유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文化评论家李文远(音)指出:“如果说原来是通过‘放低姿态的过程’讲述女人的社会化,那么现在就是通过‘挺直腰杆的过程’讲述男人的社会化。这种现象以暗喻的手法体现出韩国社会最苦闷的问题是什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