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广播听力《读书的女人》,主持人:孙静恩(손정은)。本期介绍:人生态度!每次一小段美文朗读。阅读、听力、发音同步学习。在学习韩语的同时,也带来耳朵与心灵的双重享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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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사 온 시집을 넘기다가 종잇날에 손가락을 베었다. 살짝 스친 것도 상처가 돼서 물기가 스밀 때마다 쓰리고 아프다. 가끔은 저 종잇날 같이 얇은 생에도 마음 베이는 날 그 하루 온통 붉은 빗물이 흐르다. 종잇날이 스치고 지나는 흔적처럼 나를 스치고 지나가는 것은 모두 상처다. 나와의 만남도 상처며 나와의 헤어짐도 상처다. 무딘날에 손 베인 적 있던가? 무덤덤한 날에 마음 다친 적 있던가? 책을 읽어주는 여자가 오늘 펼친 책은 백선희님의 《스친다는 것》입니다. 종잇날에 손가락을 베인 경험 있으시죠? 싹 하는 그 순간 정말 짧은데 그때 그느낌 아릿한 쓰라림은 꽤 오래가더라구요. 상처라고 하긴 눈에 띄지도 않는 작은 상처지만 그날을 하루종일 우울한 기분으로 지내게 됐는데. 여기 종잇날처럼 얇은 것에도 쉬 베이고 쓰라리라고 하는 마음들이 있습니다. 마음의 온통 붉은 빗물이 흐르는데 그까지것이 무슨상처냐고 그렇게 살아서 안 된다고 함부로 말해서는 안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