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시대 편찬 사업의 특징/정치 서적/역사 서적/지리 서적/그 밖의 서적 간행

[조선 시대 편찬 사업의 특징]

조선 시대에는 숭유 정책을 세워 유학자들을 우대하고, 역대 왕들도 학문 발달에 힘을 기울여 역사와 지리, 법전, 예악에 관한 많은 도서를 편찬 간행되었다. 특히 세종에서 성종 대에 이르는 기간에는 집현전이나 홍문관의 학자들이 옛 문화를 정리해 여러 종류의 책을 엮어 냈다. 이때의 편찬 사업은 현실 정치에 필요한 서적에 치중하였고, 서적을 통해 국가 시책을 널리 알리는 데 목적이 있었다.

[정치 서적]

1. 법전
(1) 태조 때 정도전이 조선 시대 최초의 헌법이라고 할 수 있는 《조선경국전》을 저술하였다.
(2) 세조에서 성종 대에 걸쳐 서거정 등이 지금까지의 모든 법령을 정리·보완해 《경국대전》을 간행하였다.

2. 정치 관련 서적 
(1) 세종 때에는 집현전 학사들이 동양 역사에서 정치인의 귀감이 될 만한 사실들을 가려 뽑아 《치평요람》을 편찬하였다.
(2) 세조 때에는 역대의 왕조 실록을 다시 간추려서 역대 왕의 훌륭한 업적만을 수록하여 편찬한 《국조보감》을 간행하였다.

[역사 서적]

1. 삼국과 고려 시대 역사책의 편찬
역사책의 편찬도 매우 활발하였다. 세종 때에는 김종서와 정인지 등이 고려사를 자주적 입장에서 재정리해 《고려사》, 《고려사절요》를 편찬하였다. 세조 때 착수하여 성종 때에는 서거정, 노사신 등이 삼국 시대 역사의 요점만 간추려 《삼국사절요》를 완성한 데 이어 삼국과 고려 시대의 역사를 다룬 《동국통감》을 편찬하였다.

2. 조선왕조실록
(1) 조선 시대에는 역사책 가운데서도 특히 왕조 실록의 편찬을 매우 중요시하였다. 춘추관이라는 역사 편찬 기관을 두어 사관으로 하여금 실록 편찬의 자료가 될 역대 왕의 정치적 사적을 기록하고 또 수집하게 하였다.
(2) 조선 왕조 편찬 사업은 태종 때 처음 <태조실록>을 편찬한 이후 계속되어 네 곳의 사고에 보관되었다. 태조부터 철종에 이르기까지 25대 472년간의 역사를 기록한 《조선왕조실록》 전질이 지금까지 남아 있어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3) 《조선왕조실록》은 날짜별로 중요한 사건들을 낱낱이 기록해 조선 시대 연구의 기본 자료로서뿐 아니라 조선 시대의 문화 수준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귀중한 문화유산이다.

[지리 서적]

1. 팔도지리지
중앙 집권과 국방 강화를 위해서는 국토에 대한 정확한 지식이 필요하였다. 이를 위해 세종 때에는 지방을 실제로 답사해서 지도를 작성하게 하여 전국 지도가 만들어지기 시작했고, 지리지도 계획되어 윤회와 맹사성 등이 《팔도지리지》를 편찬하였다.

2. 동국여지승람
성종 때에는 노사신과 양성지 등이 《팔도지리지》와 다른 문헌들을 종합하고 보완해 《동국여지승람》을 편찬하였다. 이 책에는 각 지방의 지리, 역사, 정치, 경제, 풍물, 특산물, 고적, 인물 등이 자세히 수록되어 있다.

[그 밖의 서적 간행]

1. 의학 관련 서적
의학책으로는 세종 때 중국의 당, 송, 원, 명의 의서를 병의 종류별로 엮은 《의방유취》와 우리나라에서 나는 약재를 모아 연구한 한방 의학책인 《향약집성방》이 편찬되었다.

2. 농업 관련 서적
농업 책으로는 세종 때 정초 등으로 하여금 농부들의 경험을 토대로 한 권농서 《농사직설》을 편찬하게 해 농업 기술과 농사법을 제시하였다.

3. 유교 관련 서적
(1) 유교적 예속 생활의 본을 보이기 위해 세종 때 허조와 신숙주 등으로 하여금 《국조오례의》를 편찬하게 하였다. 이 책은 중국 역대의 예서와 고려 시대의 예서를 참고로 해서 유교의 예의범절을 글과 그림으로 자세히 설명한 것이다.
(2) 세종 때 설순으로 하여금 충신과 효자, 열녀의 덕행을 그림을 곁들여 《삼강행실도》를 편찬하게 해 유교적 예의와 도덕, 풍속이 우리 사회에 뿌리를 내리게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