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学,就是用语言塑造形象反映社会生活,又用极强烈的感染力影响社会生活。我们为具备一定阅读基础的童鞋准备的韩国文学名作大餐,希望大家提高阅读的同时,感受这些文学作品中的优美文字感情和艺术表现手法。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④ — 성석제
黄万根曰④ — 成硕济

누군가 황만근에게 도대체 하루에 몇 번 넘어지는지 세어보라고 했다. 기왕 넘어지는 거 셈공부나 하라는 충고였겠다. 저녁때 어린 황만근에게 몇 번 넘어졌는가 물으면 황만근은 손가락을 꼽고 발가락을 꼬고 무릎과 허리까지 배배 꽈가며 용을 썼다. 그런데 황만근은 언제부터인가 그런 물음에 명쾌하게 '백분'이라고 대답했다. 하루에 백번, 한달에 백번, 일년에 백번, 평생 백번. 백은 황만근이 셀 수 있는 가장 큰 단위였다.
有人让黄万根数数一天里究竟摔过几回。这也许是良言,既然要摔倒就捎带着学习数数。到了傍晚时分询问小黄万根摔倒了几次,他就伸出手指头、跷起脚趾头,连膝盖和腰也扭捏着使出浑身解数。后来不知什么时候开始,凡遇到有人询问时,他就用明快地声音回答:“一百分(番)[7]。”一天一百回,一个月一百回,一年一百回,一辈子一百回?百,是黄万根能数出来的最大单位。

'찝원'은 면사무소가 있는 봉대 장터의 국숫가게 주인이 보태준 별명이다. 어느날 열서너살 난 더벅머리 황만근이 국수를 사러 와서는 가게 문간에서 이렇게 말했다. "꾹찌 찝원어찌만 쪼요." 국수장수가 무슨 말이냐고 물었다. 황만근은 신중하게 손가락을 헤아리더니 다시 '꾹찌'라고 하면서 가게 주변이 온통 환하도록 널려 마르고 있는 국숫가닥을 가리켰다.
“至元”是面事务所前的烽台集上卖面条的老板给他另起的外号。有一天,当时十三、四岁的黄万根顶着一脑袋狮子头发型来买面条,一跨进门槛就说:“给我咥面至元的。”面条店老板没听懂,问他说的啥。黄万根慎重地数了数指头,再次开口道:“咥面。”然后指了指铺子周围铺天盖地晾晒着的面条,又说了一遍“至元。”

그리고는 '찝원'이라고 했는데 주인은 그 말을 그의 손에 들린 십원짜리 지폐를 보고 겨우 알아들었다. 어린시절 황만근은 혀가 짧았던 것이다.
店主人瞥见他手里捏着一张十元纸钞,这才弄清楚他的意思。小时候的黄万根舌头短。

황만근은 나면서부터 물가(전국에서 다섯 번째 깊이라는 천곡 저수지를 인근에서는 이렇게 이른다. 저수지를 자랑하고 싶을 때 담수량이나 넓이라면 모르되 깊이는 따져 무엇 하겠다는 건지, 동네에 처음 들어갔을 무렵 민씨는 알 수가 없었다. 다섯 번째라면, 최소한 전국 다섯 군데 저수지의 깊이를 쟀다는 말인데, 그렇다면 그 깊이는 갈수기의 깊이인가, 장마철의 깊이인가, 평균의 깊이인가, 측정 당시의 깊이인가, 최대의 깊이인가, 가운데의 깊이인가. 생각할수록 무한한 함수가 생겨나는 이런 기준을 과연 누가 만들었는가.
黄万根一出生就生活在“水”边(附近的人如此称呼据说水深位列全国第五的千谷水库。想夸耀水库的时候,比比蓄水量或是水面宽度倒也罢了,可是比水深做什么呢?

민씨는 알 수가 없었다. 또한 민씨는 그 불투명한 기준에서 첫째도 아니고 다섯 번째에 불과한 것에 어째서 내세울 만한 게 되는지도 알 수가 없었다. 하여튼 그 저수지에 '물'이라는 본질적인 이름을 붙이고 그 저수지 주변에 띠처럼 붙어서 만들어진 동네를 대범하게 '물가'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신대리에 산다)의 제일 바깥쪽 동네, 곧 신대1리에서도 제일 바깥의 마을 어귀에 살고 있다.
闵氏刚到村里的时候根本无法理解。排名第五,等于是说量过了全国至少五处水库,那么水深是枯水季的水深呢,还是霪雨季的水深呢?是平均水深呢,还是测量当时的水深,还是最深的水深,还是中间值呢?越思索越产生无限的涵数,到底是谁发明了这种标准呢?闵氏想不出来。而且闵氏也想不透用这种模糊的标准,而且不是第一而是位居第五的水库,怎么成了值得夸耀的东西了?反正给水库起了“水”这一显示物理特性的名字,把沿水库而建的状如带子的村庄,大大方方地统称为“水边”的人们,就生活在新垡里)最外围的村子,也就是在新垡一里也算最外边的村口。

동네를 집으로 비유하면 황만근의 집은 행랑채에 해당한다. 행랑채가 그렇듯 동네의 다른 집에 비해 황만근의 집은 작고 보잘것없다. 6·25 후에 계곡 입구를 막아 저수지를 완공했으니 마을 대부분의 집은 전쟁 직후에 지은 것이다. 황만근은 그때 젖먹이였고 아버지는 죽고 없었다.
如果把村子比做房子,黄万根的家相当于下人住的耳房。跟耳房的状况一样,黄万根的房子矮小而破陋。韩战结束后才拦住溪谷的入口建成了水库,所以村里大部分房子都是战争结束后盖起来的。当时黄万根还是吃奶的婴儿,爹已经不在世了。

이웃들은 저마다 각자의 집을 짓느라 바빠 과부 시어머니와 과부, 그리고 젖을 빠는 유복자에게 집을 지어줄 만한 여유가 없었다. 수숫단으로 벽을 하고 짚멍석으로 바닥을 한 뒤에, 형편이 닿는 대로 나무와 흙으로 조금씩 지어나간 그 집은 계속 덧칠을 한 그럼처럼 엉성했다.
邻居们都在忙着盖自己的房子,哪有空闲给寡妇婆婆和寡妇还有嗷嗷待哺的遗腹子盖房子啊。寡妇就用高梁秆捆儿垒起屋墙,用稻草凉席铺地,住进去后再根据境况用木头和土一点一点加盖,所以这房子就像不停地涂抹颜料的画一样脆弱不堪。

세월이 흘러 집꼴은 갖춰졌을망정 지붕이나 방, 문, 마당 할 것 없이 집을 이루는 구성요소란 구성요소는 빠짐없이 늘 손이 가야 형체를 유지했다. 비가 오면 새는 곳을 막아야 했고 바람이 불면 지붕이 날아가지 않을까 걱정해야 했다.
随着岁月流逝,不仅失去了房子的模样,屋顶、房间、门、院子这些构成房子的要素,无一例外地必须时刻动手拾掇才能维持原貌。下雨天要堵漏雨的地方,刮风的时候要担心房顶被风刮走。

눈이 오면 무너질까 걱정, 불을 때면 방바닥에서 올라오는 연기에 눈물을 쏟아야 했다. 집은 온통 때우고 바르고 받쳐놓고 묶어 간신히 붙들어놓은 모양이었으며 어느것 하나라도 모르고 건드리면 일순간 폭삭 쓰러질 것 같았다. 그래도 방이 두 개에 마루 흉내를 낸 널쪽이 앞쪽에 붙어 있는 한일자 형인데 황만근은 집에 있을 때면 늘 그곳에 앉아 있었다.
下雪天担心积雪压塌房子,烧火时炕面渗出的烟气熏得涕眼长流。房子是一副靠修补、涂抹、支撑、捆绑才勉强没散架的模样,好像不小心碰到哪一个部分,整座房子就会瞬间坍塌下来似的。尽管如此,房子却有两间,还有象模象样的一字型廊台。黄万根在家的时候,就经常坐在廊台上。

수십년을 여일하게 집보다 높은 길을 내다보며 지나가는 동네 사람들에게 큰 소리로 인사를 건넸다. 밥을 먹을 때면 마루는 상으로 변했고 황만근은 마당으로 내려가 쭈그려앉아 밥을 먹었다. 여름에는 거적때기 같은 이불홑청을 겨울에는 바깥에 비닐을 두르고 마루 아래로 나오는 굴뚝의 온기에 의지해 잠을 잤다.
几十年如一日,他坐在廊台上仰望着比房子还高的公路,跟过路的村里人大声打招呼。吃饭的时候,廊台就变成了饭桌,黄万根就蹲到地上吃饭。夏天就铺一层像苫布一样的被罩,冬天就在外面罩一层塑料布,偎依着廊台下面的烟道散出的一点温气睡觉。

왜 방을 놔두고 엉덩이 하나 걸치기도 비좁은 마루에, 노상 거적때기 같은 홑청을 깔고 앉아 있느냐 하면, 방에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 사람들은 동네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황만근을 '반쪽' 또는 '싸래기'로 취급했고 자신이 있는 방으로 들어오는 것을 싫어했다.
为什么放着房间不用,非要睡在勉强容下屁股的狭窄的廊台上,而且垫着苫布一般的被罩着呢?因为房间里有人。这些人跟村里人一样,把黄万根视同“半个”或者“碎米”,讨厌他到自己的房里来。

"들어올라만 털고 씻고 들어와!"
“要进来的话,掸掸灰,洗一洗再进来!”

황만근 자신이 방에 들어 가 자는 것에 낯설어했으므로 들어가서 자는 일은 거의 없었다.
黄万根自己都觉得进屋睡觉十分陌生和别扭,所以几乎没进屋睡过觉。

그는 이미 수 십 년 동안 밖에서 자는 게 익숙해져 그런지 방에서 자면 옷을 모두 벗어젖히는 버릇이 있었다.
也许是几十年来在外面睡习惯了,如果进屋的话,就有脱光所有衣服睡觉的习惯。

벗어젖힌 몸에서는 무슨 벌레가 기회다 싶어 기어나오는지, 황만근이 자고 간 방에는 살충제를 한통씩 뿌려도 잡히지 않는 벌레가 남는다. 했다.
当黄万根脱光衣服的时候,就有某种虫子以为遇到了千载难逢的机会纷纷爬出来。所以黄万根睡过的房里就会留下无数的小虫子。据说即便喷上一整筒的杀虫剂还会留下幸存者。

황만근의 집에 있는 두 개의 방을 하나씩 차지한 사람들은 그의 젊은 어머니와 고등학교에 다니는 그의 아들이었다. 어느날 황만근에게 지나가던 우체부가 집에 누가 있느냐고 물었다.
占据黄万根家两间房的人,一位是他年轻的母亲,一位是上高中的儿子。有一天,一位路过的邮差问黄万根家里都有谁?

그러자 황만근은 가슴을 펴고 '두 바리' 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바리'는 가축 같은 짐승이나 곤충의 머릿수를 뜻하는 '마리'의 신대리 사투리다.
黄万根立即挺起胸膛骄傲地回答:“两趾。”“趾”是数牲口或者虫子时用的“只”的新垡里方言。

우체부는 공연히 그 말을 동네방네에 퍼뜨려 황만근을 다시 한번 바보로 만들었다. 누가 그렇게 해달라고 한 것도 아닌데. 우체부가 황만근에게 무슨 악의를 가지고 있어서 그랬던 것은 아닐 것이다.
多嘴的邮差把这话传遍了村里村外,让黄万根又一次成了傻瓜。没人请他这么做,也并非邮差对黄万根抱有某种恶意才如此。

신문 보는 사람도 없던 시절, 기껏해야 군대간 자식에게서 오는 편지가 뉴스이던 시절, 사람들은 자기들끼리라도 드라마를 만들어 웃고 싶어했다. 황만근은 가장 그럴듯한 소재였고 배역이었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한 실수나 바보짓도 늘 황만근에게 가탁해서 그를 점점 더 바보로 만들어갔다.
那是一个没人读报的年代,顶多有参军的儿子寄来的家信也能成新闻的年代,人们不过是想自己制造剧情找乐罢了。黄万根是最合适的素材和角色。人们把别人的失误或者犯傻的事,也经常扣到黄万根头上,使他变得越来越傻冒。

황만근을 낳은 그의 어머니는 집안의 안방을 차지하고 있다. 어머니는 어머니인데 젊다.
生了黄万根的他娘占据了里屋。娘确实是娘,只是太年轻,而且很漂亮。

그리고 아주 곱다. 두 사람이 나란히 있으면, 그런 경우가 인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할 정도로 보기 어렵다. 한 사람은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방안에 있고 한 사람은 눈이 노아 바람이 부나 밖에 있으니 말이다. 모자간이 아니라 오누이간으로 보이기 십상이다.
两个人如果并肩站在一起——这种情况当然非常罕见一年难遇一回,因为其中一位无论下雪还是下雨都待在屋里,另一位不管下雪还是刮风都待在外面——很容易看成兄妹而非母子。

물론 황만근이 오빠로 보인다. 언뜻 봐서는 황만근의 나이를 짐작하기 어렵다. 늘 입을 벌리고 벙글벙글 웃는 한가지 표정에 굵은 주름이 이마와 뺨을 종횡으로 가로지고 있어서 마흔은 확실히 넘었지만 그에 30년을 더한다 해도 통할 수 있다.
黄万根看起来像哥哥。乍一看很难揣测黄万根的年龄。总是一副笑呵呵的单一表情,额头和脸上纵横着粗糙的皱纹,能肯定早过四十岁了,就算再添三十岁也有人信。

그의 어머니는 황만근이 철이 든 후에는 한번도 찬물에 손을 담가보지 않고 대감집 마나님처럼 살아서 그런지 동네의 또래 노인들보다 예닐곱은 적어 보인다.
他娘自从万根懂事之后,就像一位大户人家的女主人一样生活,没在凉水里浸过一回手,所以看起来比同龄的村里老人至少年轻六、七岁。

 词 汇 学 习

찬물:冷水。凉水。

그는 팔을 부르걷고 찬물에 손을 담갔다.
他挽起胳膊把手放进冷水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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