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学,就是用语言塑造形象反映社会生活,又用极强烈的感染力影响社会生活。我们为具备一定阅读基础的童鞋准备的韩国文学名作大餐,希望大家提高阅读的同时,感受这些文学作品中的优美文字感情和艺术表现手法。

눈길15 — 이청준
雪路15 — 李清俊

그럴 때마다 한 차례씩 애시린 실랑이를 치르고 나면 노인과 나는 더 이상 할 말이 있을 수가 없었다. 아닌게 아니라 날이라도 좀 밝은 다음이었으면 좋았겠는데, 날이 밝기를 기다려 동네를 나서는 건 노인이나 나나 생각을 않았다. 그나마 그 어둠을 타고 마을을 나서는 것이 노인이나 나나 마음이 편했다. 노인의 말마따나 미끄러지고 넘어지면서, 내가 미끄러지면 노인이 나를 부축해 일으키고, 노인이 넘어지면 내가 당신을 부축해 가면서, 그렇게 말없이 신작로까지 나섰다.
话可说了。当时天稍微亮一点就好了,可是我和老人谁都没想过等天亮了再出村子。趁着天黑离开村子,能使老人和我的心里觉得更舒服。用老人的话说,我们一路跌跌撞撞地走,我滑倒了有老人扶,老人滑倒了有我扶,就这样默默无言地走到了大路上。

그러고도 아직 그 면소 차부까지는 길이 한참이나 남아 있었다. 나는 결국 그 면소 차부까지도 노인과 함께 신작로를 걸었다. 아직도 날이 밝기 전이었다.
离面事务所那边的车站还有很远一段路,我最终还是跟老人一起走完了那段大路。这时天还没亮。

하지만 그러고 우리는 어찌 되었던가. 나는 차를 타고 떠나가 버렸고, 노인은 다시 그 어둠 속의 눈길을 되돌아선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건 거기까지 뿐이었다.
然后我们怎么样了?我坐上长途汽车走了,老人重新踏上了昏暗的雪路。我知道的到此为止了。

노인이 그후 어떻게 길을 되돌아갔는지는 나로서도 아직 들은 바가 없었다. 노인을 길가에 혼자 남겨 두고 차로 올라서 버린 그 순간부터 나는 차마 그 노인을 생각하기 싫었고, 노인도 오늘까지 그 날의 뒷 얘기는 들려 준 일이 없었다. 한데 노인은 웬일로 오늘사 그날의 기억을 끝까지 돌이키고 있었다.
老人是如何返回村子的,我从没听说过。把老人独自留在路边,从我踏上汽车的一瞬间开始我就不愿再去想她了,老人也从未对我讲过之后发生的事。可是老人不知道为什么今天才回忆起那天的事。

“어떻게 어떻게 장터 거리로 들어서서 차부가 저만큼 보일 만한 데까지 가니까 그때 마침 차가 미리 불을 켜고 차부를 나오는구나. 급한 김에 내가 손을 휘저어 그 차를 세웠더니, 그래 그 운전수란 사람들은 어찌 그리 길이 급하고 매정하기만 한 사람들이더냐. 차를 미처 세우지도 덜하고 덜크렁덜크렁 눈 깜짝할 사이에 저 아그를 훌쩍 실어 담고 가 버리는구나.”
“就那样一步一步走到集市街能看到车站的时候,正好有辆车打着灯开出车站。我一着急挥着手上去把车拦下了,那个开车的司机怎么那么无情那么着急上路啊。连车都没停稳,一眨眼工夫咣当咣当一下子就把这孩子拉跑了。”“那您当时怎么样了?”

잠잠히 입을 다문 채 듣고만 있던 아내가 모처럼 한 마디를 끼어 들고 있었다.
妻子一直默默地倾听着,这时才好容易插上一句。

나는 갑자기 다시 노인의 이야기가 두려워지고 있었다. 자리를 차고 일어나 다음 이야기를 가로막고 싶었다.
我突然感觉老人的故事可怕起来。我想掀开被子爬起来打断老人的话。

하지만 나는 이미 그럴 수가 없었다. 사지가 말을 들어 주지 않았다. 온몸이 마치 물을 먹은 솜처럼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몸을 어떻게 움직여 볼 수가 없었다. 형언하기 어려운 어떤 달콤한 슬픔, 달콤한 피곤기 같은 것이 나를 아늑히 감싸 오고 있었다.
可我已经不能了,因为四肢已经麻痹了。浑身像浸了水的棉花,沉重得压在地上。我全身都动弹不得。一种难以形容的甜甜的伤感、甜甜的困倦感把我卷入宁静中。

“어떻게 하기는야. 넋이 나간 사람마냥 어둠 속에 한참이나 찻길만 바라보고 서 있을 수밖에에야..... 그 허망한 마음을 어떻게 다 말할 수가 있을거나.......”
“能怎么样呢。像丢了魂儿的人,就呆在黑黑的马路上那么望着……那种空虚呀,怎么能用话说出来呢……”

노인은 여전히 옛 얘기를 하듯 하는 그 차분하고 아득한 음성으로 그날의 기억을 더듬어 나갔다.
老人仍然像讲述久远的往事一样,用平静而幽远的嗓音,慢慢回味那天的记忆。

“한참 그러고 서 있다 보니 찬바람에 정신이 좀 되돌아오더구나. 정신이 들어 보니 갈 길이 새삼 허망스럽지 않았겄냐. 지금까진 그래도 저하고 나하고 둘이서 함께 헤쳐 온 길인데 이참에는 그 길을 늙은 것 혼자서 되돌아서려니..... 거기다 아직도 날은 어둡지야.... 그대로는 암만해도 길을 되돌아설 수가 없어 차부를 찾아 들어갔더니라. 한 식경이나 차부 안 나무 걸상에 웅크리고 앉아 있으려니 그제사 동녘 하늘이 훤해져 오더구나… 그래서 또 혼자 서두를 것도 없는 길을 서둘러 나섰는디, 그때 일만은 언제까지도 잊혀질 수가 없을 것 같구나.”
“好长时间就那么站着,吹了一阵凉风有点缓过神了。缓过神来一看,回去的路怎么那么空虚呀。我跟他两人一块儿走过来的路,让我一个再走回去……而且天还黑着呢……可能是怎么也走不动了吧,所以进了车站。在车站里的木椅上蹲了一顿饭的工夫吧,天才开始亮起来了……。那时候才起来,一个人上了其实不着急赶的路呗,当时的事我永远都不会忘啊。”

“길을 혼자 돌아가시던 그때 일을 말씀이세요?”
“您是说一个人走回来的时候吗?”

“눈길을 혼자 돌아가다 보니 그 길엔 아직도 우리 둘 말고는 아무도 지나간 사람이 없지 않았겄냐. 눈발이 그친 신작로 눈 위에 저하고 나하고 둘이 걸어온 발자국만 나란히 이어져 있구나.”
“一个人在雪路上往回走,那路上除了我们俩没人走过。雪已经停了,大路上只有他跟我两个人的脚印并排走过来了。”
 

 词 汇 学 习

눈길:雪路。有雪的路。有雪的道儿。

눈길에서의 과속 운행은 위험하다.
雪地上超速行驶是危险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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