信,是一种载体。或许信没有诗的浪漫,没有散文的优美,没有戏剧的精湛,但是信承载的是一个人最真挚的情感,最真诚的感情。怀揣着同样简单的心,拆开在异国尘封已久的那些信件,走进韩国名人们真实的生活世界。


선생님
老师


누군가 저에게 잊지 못할 데이트가 있느냐고 묻는다면, 이제는 고개를 끄덕일 수가 있습니다. 영화 ‘일 포스티노’의 네루다를 떠올리게 하는 은발의 시인, 바로 선생님과의 만남 때문이에요.
有人问我有没有过无法忘记的约会,现在我可以点头了。能使我想起电影“邮差”里的聂鲁达,正是因为和银发诗人,也就是老师您的相遇。

혜화동 로터리에는 시인의 향기가 배어 있습니다. 선생님과 문인들이 즐겨 찾는 ‘보헤미안(이젠 엘.빈이 되었네요)’이 그렇고 생전의 조병화 선생님, 성춘복 시인님과 김영태 시인님, 송명진 시인님의 시선과 발길가득한 곳이지요.
惠化洞十字路口里透着诗人的香气。老师和文人们经常去的“波西米亚(茶馆的名字,现在称为)”也就是遍布了生前的赵平和,成春福诗人以及金永泰,宋名振诗人的视线和脚步的地方。

봄비가 내리던 오후, 선생님의 시가 걸려있는 혜화동의 찻집에서 베레모나 체크무늬 재킷이 멋지던 선생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순간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떠오릅니다.
下着春雨的下午,在挂着老师的诗的惠化洞茶馆,和带着贝雷帽,穿着格子花纹夹克的帅气的老师一起交谈各种各样话题的瞬间,仿佛某个电影里的场面一般浮现。

나이가 들면 청각해져서 남들이 하는 소리를 잘 못 들을 때가 있지만 남들이 듣지 못하는 소리가 들린다고 말씀하셨지요. 꽃이 떨어질 때의 소리, 별이 질 때의 소리…. 저는 그 말씀에 하마터면 눈물을 흘릴 뻔했습니다. 그저 분주하기만 한 일상에서 눈에 보이는 것에만 매달리살아가는 저는 단 한번이라도 그 소리를 들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您上了年纪,听力变弱了,听不清其他人说话的时候,却对别人说听见了。花朵掉落时的声音,流星降落时的声音……当我听到你说那句话,差点儿就落泪了。在照旧繁忙的生活中,埋头在眼下的事情里过日子,我都不确定有没有机会再听一听那些声音,哪怕是一次。


그날, 선생님의 말씀을 통해서 저는 새로운 세상과의 관계 기를 한 것 같습니다. 혜화동에 내리는 빗소리는 미처 알지 못했던 세계의 노래였고, 그 노래는 노을고요물들이고, 노을에 물든 꽃이 무엇을 말하는지 귀 기울여 보았습니다. 마치 마인드맵처럼 사물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저의 시선으로 밀착되어 오는 뜻밖의 경험을 하였습니다. 그것은 제가 새로운 존재로 탈바꿈하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那天,通过老师的话,我好像与新的世界构建了关系。惠化洞下雨的声音是始料未及的世界的歌曲,那歌曲将彩霞染上了寂静的颜色,我试着倾听沾染在彩霞上的花朵在说什么。像精神地图一般,有什么东西接踵而来,朝我的视线贴近,告诉着我意外的经验。那就是我作为新的存在而蜕变的瞬间。

선생님, 화장실에 다녀오겠다며 차 값을 지불하고 오시는 건 70년대 식이지요. 그런데 아직도 그런 선생님이 제겐 얼마나 감동적인지요. 엘.빈의 계단을 내려와 선생님과 비 오는 혜화동 거리를 걸을 때 저는 인생은 참 아름다운 것이구나,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지금까지 멀었던 행복감이 밀려왔습니다.
老师,从洗手间里出来支付茶费是70年代的方式对吧。可是那样的老师对我来说仍然让我如此感动。从的楼梯下来,和老师一起行走在惠化洞的街道时,我觉得人生是多么的美好啊。现在久违的幸福感又向我涌来。

선생님께 너무 많은 선물을 받았습니다. 저에게 주시는 넘치는 격려와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눈, 새로움을 발견할 수 있는 마음…. 선생님의 사랑에 어떻게 보답해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从老师那里得到了太多的礼物。充满激励而又美好地注视世界的眼睛,可以发现新鲜感的内心……我都不知道如何报答老师的爱。

보내주신 ‘꽃의 말’이 지금 책상에서 저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저의 하루는 그렇게 시작됩니다.
老师寄给我的“花语”现在在书柜里注视着我。我的一天就那样开始。

2005. 4.24
박미경 올림

2005年4月24日
朴美京

以上选自随笔家朴美京向诗人黄金灿写的信函。

발신자 내면의 가장 은밀한 풍경을 담는 것이 서한문의 매력입니다. 편지 속에는 썼다가 지우기를 여러 번 하며 탄생했을 아름다운 문장이 그 흔적들과 함께 고스란히 드러나 있습니다. 우리 문학계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짧은 글, 깊은 사연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包含着写信人写信最隐秘的风景是信函的魅力所在。在信上写下又擦掉几遍后诞生的美丽的文章,它的痕迹也原封不动地展现出来。希望大家一起感受代表我国文学界的作者们的短片文章,深刻的内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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