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만에 그런 외숙모를 다시 보니 세월과 싸워 생긴 주름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외숙모의 눈빛을 피해 가며 살던 외숙모의 얼굴은 고운 티는 하나도 없는 40대 아줌마였다. 내게 선물로 준 책들 가운데 이미 자라 대학생이 된,외숙이 외숙모에게 남기고 간 최고의 선물인 외아들의 사진 한 장 끼워서 있었다.큰 키의 건장한 체격과 멋진 모습은 너무나 놀라울 정도로 외숙이 살아있을 때의 모습 그대로 었다. 외숙모의 말을 의하면 외숙이 떠난 뒤 남은   빈 자리를 메워준 것은 자랄수록 외숙을 닮아가는 외아들 뿐이었다고 한다. 운명이 남편의 자리를 고스란히 아들이 지켜주게 한 것이다. 이망인으로 어린 아들은 키우기 위해  힘겹게 다시 직장을 다시 찾고 아들의 갈 길을 열어주기 위해 30대 여인의 아름다움과 건강을 모두 다 바췄다고 한다. 이 것이 외숙모 당신 스스로에게 부여된 진정한 운명임을 깨달았다고 한 것이다. 외숙을 잃은 뒤 외숙모는 자기 스스로가 헤어가야 할 운명과 만났던 것이다.

비록 외숙모가 이전의 화려한 옷을 벗었지만 더 매력있고 더 우아해진 것 같다. 운명과 싸워 이긴 사람들의 넉넉함과 여유가 충만하기 때문이다.

운명이 뒤바뀌어 이번과 다른 운명을 만나는 사람을 볼 때 내가 종종 투명한 유리잔으로 잎녹차를 마시곤 한다. 삶은 마치 이 찻잔 안에 잎녹차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잎녹차에 막 물을 부어 마실 때의 느껴지는 부드러운 향기와 순한 맛도 잎녹차의 맛이며 다시 물을 부어 우려낸 씁쓸하 고 진한 맛도 녹차의 맛이라는 것이다. 녹차의 이 변화무쌍한 맛을 통해 나에게 다가올 운명과의 만남을 준비하기도 한다. 그리고 항상 결심을 한다. 어느 하루 어떤 맛의 운명과 만나고 달갑고 예쁘게 맞이해겠다고.

本文曾获得第三届成均韩文作文大赛铜奖,作者当时系北京第二外国语大学韩语专业大三的韩祝(音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