川端康成最著名的代表之作—雪国是他的第一部中篇小说,也是作者在被授予诺贝尔文学奖时被评奖委员会提到的三部小说之一。这部小说被译成多国文字,其间描绘的虚无之美、洁净之美与悲哀之美达到极致,体现了浪漫的物哀,幽玄的空寂和风雅的困寂三者相通的传统日本文化精神。

설국 — 가와바타 야스나리
雪国 — 川端康成

거울 밑바닥에는 저녁 풍경이 흐르고 있어서, 말하자면 비치는 것과 비춰 주는 거울이 영화의 이중 영상처럼 움직이는 것이었다. 등장 인물과 배경과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었다.
黄昏的景色在镜后移动着。也就是说,镜面映现的虚像与镜后的实物好像电影里的叠影 一样在晃动。出场人物和背景没有任何联系。

더구나 인물은 투명한 덧없음으로, 풍경은 저녁 어둠의 몽롱한 흐름으로, 그 두 가지가 묘하게 융합되어 이 세상이 아닌 상징의 세계를 그리고 있었다.
而且人物是一种透明的幻像,景物则是在夜霭 中的朦胧暗流,两者消融在一起,描绘出一个超脱人世的象征的世界。

특히 처녀의 얼굴 한가운데에 들이나 산에 켜진 등불이 비쳤을 때는, 시마무라는 뭐라고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움에 가슴이 떨렸을 정도였다.
特别是当山野里的灯 火映照在姑娘的脸上时,那种无法形容的美,使岛村的心都几乎为之颤动。

먼 산 위의 하늘에 아직 저녁놀의 여운이 어렴풋이 남아 있어서,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풍경은 먼 곳까지 물건의 형체가 사라지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빛깔은 이미 지워져 버려서, 아무리 가도 평범한 들과 산의 모습이 한결 평범하게 보일 뿐, 아무것도 특별히 주의를 끌 만한 것이 없기 때문에, 도리어 뭔가 멍한 것 같은 커다란 감정의 흐름이었다. 물론, 그것은 처녀의 얼굴이 그 속에 떠올라 있었기 때문이다.
在遥远的山巅上空,还淡淡地残留着晚霞的余晖。透过车窗玻璃看见的景物轮廓,退到远方,却没有消逝,但已经黯然失色了。尽管火车继续往前奔驰,在他看来,山野那平凡的 姿态越是显得更加平凡了。由于什么东西都不十分惹他注目,他内心反而好像隐隐地存在着 一股巨大的感情激流。这自然是由于镜中浮现出姑娘的脸的缘故。

모습이 비치는 부분만은 창밖이 보이질 않지만, 처녀의 윤곽 언저리를 끊임없이 저녁 풍경이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처녀의 얼굴도 투명한 것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정말로 투명한지 어떤지는, 얼굴의 뒤쪽을 끊임없이 흐르고 있는 저녁 풍경이 얼굴의 표면을 스치고 지나가는 것처럼 착각이 되어, 도무지 확인할 틈을 잡을 수가 없었다.
只有身影映在窗玻璃上的部分,遮住了窗外的暮景,然而,景色却在姑娘的轮廓周围不断地移动,使人觉得姑娘的脸 也像是透明的。是不是真的透明呢?这是一种错觉。因为从姑娘面影后面不停地掠过的暮景,仿佛是从她脸的前面流过。定睛一看,却又扑朔迷离。

기차 안도 그다지 밝지는 않았고, 창의 유리도 정말 거울처럼 선명하지도 않았다. 반사가 없었다. 그래서 시마무라는 들여다보고 있는 동안에 거울이 있다는 것을 잊어 버리고, 저녁 풍경의 흐름 속에 처녀가 떠 있는 것처럼 느끼기 시작했다.
车厢里也不太明亮。窗玻璃上的映像不像真的镜子那样清晰了。反光没有了。这使岛村看入了神,他渐渐地忘却了镜子的存在,只觉得姑娘好像漂浮在流逝的暮景之中。

그런 때 그녀의 얼굴 가운데에 등불이 켜진 것이다. 이 거울의 영상은 창 밖의 불빛을 막을 만한 힘은 없었다. 불빛 역시 영상을 지우지는 않았다. 그리고 불빛은 그녀의 얼굴 속을 흘러서 지나가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얼굴을 빛나게 하지도 않았다. 차갑고 먼 빛이었다. 조그마한 눈동자의 언저리를 어슴푸레하게 밝히면서 처녀의 눈과 불빛이 겹쳐진 순간, 그녀의 눈은 저녁 어둠의 물결 위에 뜬, 요염하고도 아름다운 야광충(夜光蟲)이었다.
这当儿,姑娘的脸上闪现着灯光。镜中映像的清晰度并没有减弱窗外的灯火。灯火也没有把映像抹去。灯火就这样从她的脸上闪过,但并没有把她的脸照亮。这是一束从远方投来的寒光,模模糊糊地照亮了她眼睛的周围。她的眼睛同灯火重叠的那一瞬间,就像在夕阳的余晖里飞舞的妖艳而美丽的夜光虫。

이런 식으로 자기가 남의 눈에 비치고 있다는 것을 요오코는 알 턱이 없었다. 그는 단지 병자에게만 정신이 쏠리고 있었지만, 가령 시마무라 쪽을 돌아다보았다 하더라도 유리창에 비치는 자기의 모습은 보이지 않을 뿐 아니라, 창 밖을 내다보고 있는 남자 따윈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으리라.
叶子自然没留意别人这样观察她。她的心全用在病人身上,就是把脸转向岛村那边,她也不会看见自己映在窗玻璃上的身影,更不会去注意那个眺望着窗外的男人。

시마무라가 요오코를 오랫동안 훔쳐보고 있으면서도 그녀에게 미안한 일이라는 것을 잊고 있었던 것은, 저녁 풍경을 배경으로 한 거울의 비현실적인 힘에 사로잡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岛村长时间地偷看叶子,却没有想到这样做会对她有什么不礼貌,他大概是被镜中暮景那种虚幻的力量吸引住了。

그래서 그녀가 역장을 불러 뭔가 지나치게 진지한 면을 보였을 때 역시, 무슨 이야깃거리 같은 흥미가 앞섰는지도 모른다.
也许岛村在看到她呼唤站长时表现出有点过分严肃,从那时候起就对她产生了一种不寻常的兴趣。

그 신호소를 지날 무렵은 이미 차창엔 어둠뿐이었다. 창밖에 풍경의 흐름이 사라져 버리자, 거울의 매력도 없어지고 말았다. 요오코의 아름다운 얼굴은 여전히 비치고 있었지만 그 따스한 동작에도 불구하고 시마무라는 그녀한테서 뭔가 맑은 차가움 같은 것을 새로이 발견하고는, 거울이 흐려져 오는데도 닦으려고 하지 않았다.
火车通过信号所时,窗外已经黑沉沉的了。在窗玻璃上流动的景色一消失,镜子也就完全失去了吸引力,尽管叶子那张美丽的脸依然映在窗上,而且表情还是那么温柔,但岛村在她身上却发现她对别人似乎特别冷漠,他也就不想去揩拭那面变得模糊不清的镜子了。

그런데 그로부터 삼십 분 가량 뒤에 뜻밖에도 요오코 일행도 시마무라와 같은 역에 내렸기 때문에, 그는 또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 하고 마치 자기와 관계라도 있는 것처럼 되돌아보았으나, 플랫폼의 찬 공기를 느끼자 갑자기 기차 안에서의 실례가 부끄러워져 뒤도 돌아보지 않고 기관차 앞을 건너 갔다.
约莫过了半小时,没想到叶子他们也和岛村在同一个车站下了车,这使他觉得好像还会发生什么同自己有关的事似的,所以他把头转了过去.从站台上迎面扑来一阵寒气,他立即对自己在火车上那种非礼行为感到羞愧,就头也不回地从火车头前面走了过去。

남자가 요오코의 어깨를 붙잡고 선로 쪽으로 내려가려 했을 때, 이쪽에서 역원이 손을 들어 제지했다.
男人攥住叶子的肩膀,正要越过路轨的时候,站务员从对面扬手加以制止。

이윽고 어둠 속에서 나타난 긴 화물 열차가 두 사람의 모습을 가렸다.
转眼间从黑暗中出现一列长长的货车,挡住了他俩的身影。

여관의 안내원은 마치 화재 현장의 소방수처럼 거창한 눈옷 차림이었다. 귀를 싸매고, 긴 고무 장화를 신고 있었다. 대합실의 창문으로 선로 쪽을 바라보고 서 있는 여자도 푸른 망토를 입고, 그 머리 덮개를 쓰고 있었다.
前来招徕顾客的客栈掌柜,穿上一身严严实实的冬装,包住两只耳朵,登着长统胶靴,活像火场上的消防队员。一个女子站在候车室窗旁,眺望着路轨那边,她披着蓝色斗篷,蒙上了头巾。

시마무라는 기차 안의 온기가 가시지 않아서 바깥의 진짜 추위를 아직 느끼지는 못했으나, 설국의 겨울은 처음이기 때문에 이 고장 사람들의 차림새에 우선 질렸다.
由于车上带下来的暖气尚未完全从岛村身上消散,岛村还没有感受到外面的真正寒冷。他是第一次遇上这雪国的冬天,一上来就被当地人的打扮吓住了。

"그런 차림을 할 정도로 추운가?"
"真冷得要穿这身衣服吗?"

"그럼요, 이제 완전히 겨울 채비죠. 눈 온 뒤, 날씨가 개기 전날 밤은 특히 추워져요. 오늘 밤은 이미 벌써 영하로 내려갔을 걸요."
"嗯,已经完全是过冬的装束了。雪后放晴的头一晚特别冷。今天晚上可能降到零下哩。"

"이게 영하의 날씨란 말인가?" 하고 시마무라는 처마 끝에 매달린 예쁜 고드름을 바라보면서 여관 안내원과 함께 자동차에 올랐다. 눈 빛이 집들의 낮은 지붕을 한층 낮게 보이게 해서 마을은 괴괴하게 밑바닥으로 가라앉아 있는 듯했다.
"已经到零下了么?"岛村望着屋檐前招人喜欢的冰柱,同客栈掌柜一起上了汽车。在雪天夜色的笼罩下,家家户户低矮的屋顶显得越发低矮,仿佛整个村子都静悄悄地沉浸在无底的深渊之中。

"과연 무엇을 만져도 차가운 느낌이 다르군."
"难怪罗,手无论触到什么东西,都觉得特别的冷啊。"

"작년에 영하 이십 몇 돈가 하는 게 가장 추운 때였죠."
"去年最冷是零下二十多度哩。"

"눈은?"
"雪呢?"

"글쎄요, 보통 일여덟 자지만 많이 쌓일 땐 열 두어 자 될 때도 있죠."
"雪嘛,平时七八尺厚,下大了恐怕有一丈二三尺吧。"

"지금부터겠군."
"大雪还在后头罗?"

"지금부터죠. 이 눈은 며칠 전에 한 자 가량 왔던 게 많이 녹은 거예요.”
"是啊,是在后头呢,这场雪是前几天下的,只有尺把厚,已经融化得差不多了。"

"녹는 일도 있군."
"能融化掉吗?"

"언제 또 큰 눈이 올지 모릅니다."
"说不定什么时候还会再来一场大的呢。"

词汇学习:

밑바닥:底子。底部。

작품의 밑바닥에 깔려 있는 사상.
在作品根底铺垫的思想。

윤곽:轮廓。

일의 윤곽을 파악하다.
把握事情的轮廓。

언저리:边。周边。

눈 언저리에 멍이 들다.
眼圈发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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