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韩国语教程》是从韩国延世大学引进的韩国语原版教材,是在韩国语学堂执教多年的老教授指导下集体编写出来的,是一套韩国语教学方面权威性很强又颇富实用性的教科书。

우정

4. 친구 집에서
김교수:아니,사모님,벌써 일어나셨어요? 더 주무시지 않구
요? 잠자리를 옮겨서 불편하셨던 모양이군요.
이 교수 부인:원 별 말씀을. 오랜만에 따끈한 아랫목에서 푹 잤더니 여
간 좋지 않아요. 여긴 공기가 어쩌면 이렇게도 맑지요?
이교수:여보, 이 친구 솜씨 좀 보구려. 이 도자기에 시 써
넣은 거 하며,저 마당의 새장 짠 거 하며….
김교수:그렇지 않아도 그 화병은 자네 만나면 주려고 점찍어 놓았던 건데,마음에 들 지 모르겠네.
이 교수 부인:선생님은 문학에서 도자기 쪽으로 전공을 바꾸실 걸 그랬어요.
이교수:이 친구 못하는 게 어디 있나?
김교수:아침부터 두 분이 날 놀려대는데 어디 이따 두고 봅시다. 자, 내가 끊인 차 맛이 그리 나쁘지는 않으니 여기 앉아서 한 잔씩 드시지요.
이 교수 부인:이 차도 손수 재배하신 거군요. 하여튼 선생님댁 내외분을 보면 전 늘 부끄러워져요. 샘도 나고요. 저, 서울 안 가고 두 분 곁에서 살아도 될까요?

5. 우정
정년 퇴임을 얼마 앞둔 이 교수는 지금 관동팔경의 하나인 강릉으로 옛 친구를 찾아 가고 있다. 머리가 희끗희끗해 가지고 부인과 같이 오랜 벗을 찾는 그의 감회는 남다르다. 만감이 서린다고나 할까? 죽마고우인 시인 김지운은 이 교수에게는 혈육만큼 소중한 사람이다. 다정다감하고 감성적인 김지운에 비해서 이 교수는 좀 현실적이고 냉철한 데가 있어 언제나 대조적이었다. 두 사람은 젊은 날, 수많은 밤을 토론으로 지새우고 야망을 불태우곤 했다. 역사의 격동기 속에서 한 사람은 학문의 길을 갔지만,다른 한 사람은 불합리하고 부조리로 가득 찬 이 세상을 원망하여 술로 세월을 보내며 좌절했었다. 몇 달씩 소식 없이 방랑하여 가족들을 애타게 하고,가정을 돌보지 않아,생활 형편이 말이 아니었다. 생활을 모르는 예술인이었다. 누군가 그를 방랑시인 김삿갓이라고 불렀다. 그를 아끼고 이해하는 이 교수는 0!무 말 없이 그의 가족을 보살펴 주었다. 그 친구가 하루빨리 현실과 타협하여 보통사람으로 살아 주길 기다리면서 말이다. 하긴 때로는 그런 김삿갓이 부러울 때가 많았다. 사람과 사람을 접근시키는 힘은 과학도 정치도 아닌 예술과 종교의 힘이며,진정한 사귐은 순수한 마음의 교류라고 믿는 이 교수는 이 세상에서 지(智)에 대한 애착보다는 항상 정(情)에 대한 것이 먼저라고 생각하곤 했다. 세월 탓인지,나이가 김 교수를 주저앉게 했는지 그는 달라졌고 생활도 안정이 되었다. 주옥 같은 그의 시 세계에서 언제나 주인공이 되고,님이 되는 사람은 이 교수다. 두 사람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생각만 해도 늘 가슴이 훈훈한 사이이다. 이제는 전원에서 차를 재배하고 도자기를 구우면서 옛 선인들의 슬기와 멋을 즐기는 충실한 생활인으로 변모한 김삿갓,그가 있어 강룽 은 더욱 좋다. 이 교수는 어서 그를 만나 회포를 풀고 싶다. 두루마기 입고 서서 마냥 싱겁게 웃는 그의 표정이 차창 밖에서 손짓을 하는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