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韩国语教程》是从韩国延世大学引进的韩国语原版教材,是在韩国语学堂执教多年的老教授指导下集体编写出来的,是一套韩国语教学方面权威性很强又颇富实用性的教科书。

우정

1. 길읕 떠나면서
이 교수 : 여행할 땐 간편하게 차려입는 게 제일이오. 짐도 가볍게 꾸리고.
부 인 : 어제까지도 아무 말씀 없으시더니 별안간 웬 강릉이우? 이럴 땐 난 당신을 알다가도 모르겠어요.
이 교수 : 그동안 책 속에만 묻혀 지냈더니 계절이 오는지 가는지도 모를 지경이야. 친구 본 지도 돼 오래 되었고 또 바닷바람도 함께 쏘이면 좋지 않소.
부 인 : 저야 어디 가자면 언제나 신나는 사람 아니에요? 그런데 나보다 강릉 선생님을 더 좋아하시는 것 같아 샘이 난다니까요.
이 교수 : 듣자하니 별 쓸데없는 말을 다 하는군. 그 친구 우리가 나타나면 어떤 표정을 지을지 궁금한데…. 지난 번에 출판한 책 잘 챙겨 넣었오?
부 인 : 염려마세요. 가져갈 건 하나도 빠짐없이 넣었으니까요. 이 큰 가방은 당신이 맡고 저건 내가 들고 갈 거에요. 둘이서 나란히 가방을 들고 집을 나서니,어쩐지 신혼여행 가는 느낌이죠? 안 그래요?

2. 강룽 경포대에서
김 교수 부인:사모님은세월이 흘러도늘옛모습그대로세요. 무슨 비결이라도 있으신 모양이에요.
이 교수 부인:이젠 할머니가 다 되었는데요 뭘…. 여기 경포대에 오니까 옛날 저분을 따라 다니며 시를 짓는다 소설을 쓴다 하고 홍분하던 문학소녀 때 기분이 나네요.
김 교수 부인:그땐 우리 집 양반이나 이 선생님이나 늘 꿈속에서 사시는 분들이셨으니까요.
이 교수 부인:지금 생각해 보면,그땐 가난했어도 멋은 있었어요. 저 양반은 달이 유난히도 많이 뜬다는 이곳으로 늘 절 데려 왔지요.
김 교수 부인:그래 달을 몇 개까지 찾았어요.
이 교수 부인:바쁜 생활에 쫓기다 보면 옛 일이 그리울 때가 많아요. 저 양반들은 벌써 경치에 취했나 봐요.
김 교수 부인:글쎄,저이는 나보다 이 선생님을 너무 좋아하셔서 어떤 때는 섭섭한 생각이 다 들 정도에요.
이 교수 부인:어쩜,나도 똑같은 생각을 했다니까요.

3. 죽마고우
이교수:여보게, 김 교수. 보내 준 시집을 읽고,공연히 소녀같이 음이 들떠서 연락도 없이 떠나왔다네.
김교수:너무 일에 파묻혀 지내길래 시 몇 줄로 유훅을 한 거지. 자네도 머리 벗어진 걸 보니 세월을 속일 수가 없군. 저 달이 우리를 보고 뭐라는지 아나?
이교수:뭐라긴? 이젠 철 좀 들었냐고 할 거야. 요즘은 훌쩍 어디로 가고 싶은 생각 안 드나? 자네 그 고상한 취미 덕분에 어지간히도 부인 속을 썩이더니….
김교수:꿈 많던 세월은 다 지나가고 지금의 나야 평범한 생활인이 되고 말았지.
이교수:달만 보고 한 세상 살 순 없잖아? 이 세상에 나왔으면 뭔가 남기고 죽어야지.
김교수:자네의 도움 없이 오늘의 내가 있었겠나? 자 한잔 들게나. 이 세상에서 진심으로 정을 줄 이가 있으니, 나야말로 복을 타고난 사람이네.
이교수:그런 말을 하는 걸 보니 자네도 이젠 나이 들었군.
김교수:우리 오랜만에 홈뻑 취해 보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