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의 발전과 쇠퇴 과정/정치 조직/왕의 권한/법률/풍습/제천 행사/경제 생활

[부여의 발전과 쇠퇴 과정]

부여는 고조선 다음으로 등장하는 우리나라 역사상 두 번째로 생긴 나라이다. 부여는 이미 고조선이 발전하고 있을 무렵부터 만주 길림시 일대의 송화강 유역에서 성장하였다. 부여는 일찍이 중국과 교류하며 그 문화를 받아들였으며, 정치 체제도 수용해 1세기 초에 이미 왕호를 사용하는 등 빠르게 발전하였다. 그러다가 3세기 말에 북방 유목 민족인 선비족의 침략을 받아 쇠퇴하기 시작하였으며, 결국 고구려에 흡수되었다.

[정치 조직]

부여에는 마가, 우가, 저가, 구가 등의 동물 이름을 가진 대가들이 있어 이들이 따로 관리를 두고 4출도를 다스렸다. 이들은 원래 지방에서 세력을 떨치던 군장으로, 점차 세력을 확장해 중앙의 관리가 되었다. 그 밖에 본래부터 왕에게 직속되어 있던 대사자, 사자 등의 관리가 있었다. 4출도는 왕이 직접 다스리는 중앙과 합하여 부여가 원래 5부족이 연맹해 일어난 부족 국가임을 말해 준다.

[왕의 권한] 

1. 부족 연맹 국가의 특징
몇 개의 부족이 연맹해 성립된 나라에서는 각 부족의 장들이 각기 관리를 두어 자기 지역을 다스렸다. 그리고 그중에서 가장 강한 부족의 장이 연맹의 대표로서 나라를 이끌었는데, 아직 다른 부족들과 그 지방 전체를 직접 다스릴 수 있는 단계에는 이르지 못하였다.

2. 미약한 왕의 권한 
부족 연맹체인 부여의 경우에도, 비록 왕이 있었으나 권력은 강하지 못하였다. 가뭄이나 홍수로 오곡이 잘 익지 않으면 왕이 그 책임을 지고 물러나거나 죽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왕이 나온 대표 부족의 세력은 매우 강해서 궁궐과 성책, 감옥, 창고 등의 시설을 갖추었고, 왕이 죽으면 여러 사람을 함께 순장하였다.

[법률]
 
부여의 법률은 매우 엄해서 사람을 죽인 자는 사형에 처하고, 그 가족은 데려다 노비로 삼았다. 남의 물건을 훔친 자는 훔친 물건의 12배를 물도록 하였다.
 
[풍습]

1. 의복
부여 사람들은 흰옷을 즐겨 입었으며, 가죽신을 신었다.

2. 달력
달력은 중국 은나라 달력인 은력을 사용하였다.

[제천 행사]

1. 영고
제천 행사로는 12월에 영고라는 국가적 행사를 열어 하늘에 제사 지내고 노래와 춤을 즐겼다. 이때는 죄수를 풀어 주거나 소의 발굽으로 나라의 길흉을 점치기도 하였다.

2. 수렵 사회
다른 나라들이 모두 10월에 제천 행사를 연 데 반해 부여에서 12월에 연 것은 주로 겨울철에 수렵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이로 미루어 부여가 수렵 사회의 전통이 강한 나라였음을 알 수 있다. 

[경제 생활]

부여는 소나 말을 키우는 목축이 경제 생활의 대부분을 차지하였고, 농경 생활로 완전히 바뀌지 못하였다. 이 때문에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더 큰 발전을 이루지는 못하였다. 하지만 말, 주옥, 모피 같은 특산물은 유명해 중국에까지 널리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