川端康成最著名的代表之作—雪国是他的第一部中篇小说,也是作者在被授予诺贝尔文学奖时被评奖委员会提到的三部小说之一。这部小说被译成多国文字,其间描绘的虚无之美、洁净之美与悲哀之美达到极致,体现了浪漫的物哀,幽玄的空寂和风雅的困寂三者相通的传统日本文化精神。

설국 — 가와바타 야스나리
雪国 — 川端康成

십이월 초순이었다.
已经是十二月上旬了。

시마무라는 끈덕진 감기 기운 때문에 막혀 있던 코가 머리속 깊숙이까지 단번에 뚫려 오물이 씻겨 나오듯이 콧물이 연신 흘러내렸다.
岛村感冒总不见好,这会儿让冷空气从不通气的鼻孔一下子冲到了脑门心,清鼻涕簌簌地流个不停,好像把脏东西都给冲了出来。

"선생 댁의 아가씨는 아직 있나?"
"老师傅家的姑娘还在吗?"

"예, 있고 말고요. 역에 나와 있었는데, 못 보셨나요? 짙은 푸른 망토를 입고 있던데."
"嗯,还在,还在。在车站上您没看见?披着深蓝色斗篷的就是。"

"그게 그 아가씨였던가? 나중에 부를 수 있겠지?"
"就是她?......回头可以请她来吗?"

"오늘 밤에요?"
"今天晚上?"

"그래 오늘 밤에."
"是今天晚上。"

"지금 그 막차로 선생의 아들이 돌아온다면서, 마중을 나왔더군요."
"说是老师傅的少爷坐末班车回来,她接车去了。"

저녁 풍경이 비치던 거울 속에서 요오코에게 간호를 받고 있던 병자가 바로 시마무라가 만나러 온 여자의 주인집 아들이었던 것이다.
在暮景镜中看到叶子照拂的那个病人,原来就是岛村来会晤的这个女子的师傅的儿子。

그런 줄을 알자, 자기의 가슴 속을 뭔가가 스치고 지나간 것처럼 느꼈지만, 이 우연한 맘남을 그는 그다지 이상스럽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이상스럽게 생각하지 않는 자신이 좀 이상하다고 여겨졌을 따름이었다.
一了解到这点,岛村感到仿佛有什么东西掠过自己的心头。但他对这种奇妙的因缘,并不觉得怎么奇怪,倒是对自己不觉得奇怪而感到奇怪。

손가락으로 기억하고 있는 여자와 눈에 등불이 켜지기도 했던 여자 사이에 무엇이 있는지,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지, 시마무라는 어쩐지 마음 속 어디엔가에 그것이 보이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岛村不知怎地,内心深处仿佛感到:凭着指头的感触而记住的女人,与眼睛里灯火闪映的女人,她们之间会有什么联系,可能会发生什么事情。

아직 저녁 풍경의 거울에서 완전히 깨어나지 못한 때문일까. 그 저녁 풍경의 흐름은 결국은 시간의 흐름의 상징이었구나 하고, 그는 문득 그런 소릴 중얼거렸다.
这大概是还没有从暮景的镜中清醒过来的缘故吧。他无端地喃喃自语:那些暮景的流逝,难道就是时光流逝的象征吗?

스키 시즌 전의 온천 여관은 가장 손님이 적은 때여서 시마무라가 목욕탕에서 나왔을 때는 이미 모두 잠이 들어 고요했다.
滑雪季节前的温泉客栈,是顾客最少的时候,岛村从室内温泉上来,已是万籁俱寂了。

복도가 낡아서 그가 발을 옮겨 디딜 때마다 유리문이 희미하게 흔들렸다.
他在破旧的走廊上,每踏一步,都震得玻璃门微微作响。

그 긴 복도 끝의 회계실 모퉁이에 옷자락을 싸늘하게 검정으로 빛나는 마루 위에다가 펼치고서 여자가 우뚝 서 있었다.
在长廊尽头帐房的拐角处,婷婷玉立地站着一个女子,她的衣服下摆铺展在乌亮的地板上,使人有一种冷冰冰的感觉。

마침내 기생으로 나선 것인가 하고, 그 옷자락을 보고 조금 놀랐으나, 이쪽으로 걸어오는 것도 아니고, 몸의 어딘가를 움직여서 반기는 기색을 보이는 것도 아닌, 꼼짝 않고 서 있는 그 모습에서 그는 먼 눈으로도 그녀의 진지함을 느끼고 급히 다가갔으나, 여자의 곁에 가서도 말없이 가만히 있었다.
看到衣服下摆,岛村不由得一惊:她到底还是当艺妓了么!可是她没有向这边走来,也没有动动身子作出迎客的娇态。从老远望去,她那婷婷玉立的姿势,使他感受到一种真挚的感情。他连忙走了过去,默默地站在女子身边。

여자도 짙은 화장을 한 얼굴로 미소를 지으려 했으나 오히려 우는 듯한 표정이 되어 버려, 아무 말도 없이 두 사람은 방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女子也想绽开她那浓施粉黛的脸,结果适得其反,变成了一副哭丧的脸。两人就那么默然无言地向房间走去。

그런 일이 있었는데도 편지도 하지 않고, 만나러 오지도 않고, 무용 교본을 보내 준다던 약속도 이행하지 않았으니, 여자 쪽에서는 웃고 잊어 버렸을 것이라고밖에 생각되지 않을 것이므로, 먼저 시마무라 쪽에서 사과나 변명을 하지 않으면 안 될 일이었으나, 얼굴을 보지 않고 걷고 있는 동안에도 그녀는 그를 책망하기는커녕 온몸 가득히 그리움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서, 그는 더욱 무슨 말을 한다 해도 그 말은 자기 쪽이 불성실하다는 느낌밖에 줄 수 없을 것같아, 뭔가 그녀에게 억눌리는 듯한 감미로운 기쁨에 젖어 있었으나, 계단이 있는 데까지 오자,
虽然发生过那种事情,但他没有来信,也没有约会,更没有信守诺言送来舞蹈造型的书。在女子看来,准以为是他一笑了之,把自己忘了。按理说,岛村是应该首先向她赔礼道歉或解释一番的,但岛村连瞧也没瞧她,一直往前走。他觉察到她不仅没有责备自己的意思,反而在一心倾慕自己。这就使他越发觉得此时自己无论说什么,都只会被认为是不真挚的.他被她慑服了,沉浸在美妙的喜悦之中,一直到了楼梯口。

"이놈이 자네를 가장 잘 기억하고 있더군." 하고, 집게손가락을 뻗친 왼손 주먹을 불쑥 여자 눈앞에 들이댔다.
"它最记得你呢."他突然把左拳伸到女子的眼前,竖起食指说:

"그래요?" 하고 여자는 그의 손가락을 거머쥐자, 그대로 놓질 않고 손을 끌 듯이 계단을 올라갔다.
"是吗?"女子一把攥住他的指头,没有松开,手牵手地登上楼去。

코타쯔(火嫧) 앞에서 손을 놓자, 그녀는 별안간 목덜미께까지 빨개지더니 그것을 얼버무리려는 듯이 당황하며 그의 한 손을 잡으면서 말했다.
在被炉(日本的取暖设备,在炭炉上放个木架,罩上棉被而成。)前,她把他的手松开时,一下子连脖子根都涨红了。为了掩饰这点,她慌慌张张地又抓住了他的手说:

"이게 기억해 줬어요?"
"你是说它还记得我吗?"

"오른쪽이 아니야, 이쪽이야." 하고 여자의 손바닥 사이에서 오른손을 빼내어 코타쯔에 넣고는 다시 왼쪽 주먹을 내놓았다. 그녀는 시치미를 뗀 얼굴로 말했다.
"不是右手,是这个啊!"他从女子的掌心里抽出右手,伸进被炉里,然后再伸出左拳说:

"예, 알고 있어요."
"嗯,我知道。"

후후 하고 입 속으로 웃으며 시마무라의 손바닥을 펴서 그 위에다가 얼굴을 갖다 댔다.
她装作若无其事的样子,一边抿着嘴笑起来,一边掰开他的拳头,把自己的脸贴了上去。

"이게 기억하고 있어 줬군요."
"你是说它还记得我吗?"

"어, 차가와. 이렇게 찬 머리카락은 처음이야"
"噢,真冷啊!我头一回摸到这么冰凉的头发。"

"도쿄엔 아직 눈이 안 오나요?"
"东京还没下雪吗?"

"자넨 그때 그렇게 말했지만, 그건 역시 거짓말이야. 그렇지 않으면 누가 연말에 이렇게 추운 곳엘 오겠어?"
"虽然那时候你是那样说了,但我总觉得那是违心的话。要不然,年终岁末,谁还会到这样寒冷的地方来呢?"

词汇学习:

초순:初旬

지구는 매년 7월초순경에 원일점을 통과한다.
地球每年7月初旬左右经过远日点。

옷자락:衣角。

옷자락이 바람결에 나부끼다.
衣角随风飘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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