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뒷골목의 5층짜리 흰색 시멘트 건물. 1층에 자리 잡은 큰 횟집 때문에 주변 직장인에겐 횟집 건물로만 알려진 곳이다. 건물 안으로 들어서니 페인트가 군데군데 벗겨진 벽과 좁은 계단이 나왔다. 로비도 엘리베이터도 없는 이 건물이 70여 척의 원양어선을 보유한 국내 대표 수산회사 사조그룹의 본사다. 2000년 동아제분의 수산부문을 인수한 뒤 신동방유지(2004년)·대림수산(2006년)·오양수산(2007년)을 잇따라 인수한 인수합병(M&A)의 강자, 올해 1조3500억원의 매출을 바라보는 식품업계 6위 기업이다. “한국전쟁 전에 지은 건물이오. 우리 어른(고 주인용 전 회장)이 출판사를 시작한 건물이라 버리질 못하겠어. 내실있는 회사는 번듯한 사옥이 필요없지.” 본사가 생각보다 ‘검소하다’는 기자의 말에 주진우(59) 회장은 웃으며 답했다.

단출한 본사와 달리 사조그룹은 2조원가량의 부동산 자산을 보유한 부동산 알짜 기업이다. 캐슬렉스GC·캐슬렉스제주GC에 이어 중국 칭다오에도 골프장을 낼 정도로 레저부문 산업의 규모가 크다. 증권가에서 ‘부동산 시세에 따라 주가가 움직인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잇따른 M&A 자금줄에 부동산 자산도 한몫했을 터. 하지만 주 회장은 “신용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선친 때부터 쌓아놓은 신용이 고비를 이기고 M&A를 추진할 수 있었던 배경이라는 것이다.

그는 원래 정치학도였다.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정치학 박사과정을 밟던 중 77년 창업주인 부친의 타계로 사조산업을 이어받았다. 배 다섯 척과 직원 여섯 명, 5억원의 빚도 함께 떠안았다. 어마어마한 규모의 빚에 오일쇼크까지 찾아왔지만, 거래처와의 신용과 정부의 수산업 지원 정책으로 고비를 넘겼다고 한다. 특히 어려운 순간마다 자금을 지원해준 일본 미쓰비시에는 30년째 횟감용 참치를 납품하며 신의를 지키고 있다. “ 참치 시세가 올라도 약속한 대금보다 더 많이 달라고 한 적이 없지요. 돈을 얹어줄 테니 참치 좀 달라는 제의가 와도 절대로 거래처를 바꾼 적 없고요.” 외환위기 때 대출을 위해 신용보증을 서준 것도, 2000년 동아제분 수산부문 인수에 80억 엔의 자금을 지원해준 것도 미쓰비시다.

오랜 꿈을 이루기 위해 15, 16대 국회의원을 지낸 주 회장은 2002년 경영 현장에 복귀했다. 이후 공격적인 M&A가 시작됐다. 수산·식품 산업에 시너지를 줄 수 있는 회사들만 차례로 사들였다. 단순히 회사 수만 늘린 것이 아니다. 인수 기업이 대부분 흑자 전환을 했다. 2006년 인수한 사조대림(옛 대림수산)은 지난해 220억원의 흑자를 냈고, 지난해 인수한 오양수산도 올해 40억원의 흑자를 바라보고 있다.

어떻게 이런 흑자 전환이 가능했을까. “배 운항도 머리를 쓰면 하늘과 땅 차이”라고 그는 말했다. “인수 회사가 예전엔 뉴질랜드에 보내던 트롤선(저인망어선)이 하나 있었지요. 어획량이 많지만 기름을 많이 먹는 배거든요. 뉴질랜드는 창고가 적어서 고기만 잡으면 바로 한국에 와서 저장을 시키지요. 이 배를 대신 운반선이 많이 지나다니는 알래스카로 보냈지요. 고기는 잡는 족족 운반선에 실어 보내고, 쉼없이 고기를 잡으니 효율이 얼마나 올랐겠습니까.” 이 배 하나로 올해 30억원의 이익이 났다고 그는 자랑스레 말했다.

이미 식품업계 6위 그룹으로 올라섰지만, 인수합병에 대한 의지는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어딘지 밝힐 수 없지만, 지금도 3개 회사와 인수합병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M&A의 궁극적인 방향과 목표는 뭘까. 그는 “조선업도 세계 1등 하는데, 왜 수산이 1등 못 하겠느냐”고 에둘러 말했다. 세계 최대 수산회사가 되고 싶다는 것이다. 수산업에 대한 그의 자부심은 대단했다. “우리나라 수출품 1호가 1964년 일본에 수출한 마른오징어예요. 요즘 IT, IT 하는데 식량 확보하는 산업보다 더 중요한 게 있습니까.”

인터뷰 말미, 계속 궁금했던 질문을 던졌다. “담배를 많이 태우는 것 같은데 왜 88 담배를 피웁니까.” 예상했던 답이 돌아왔다. “다른 건 비싸니까.” 필터 끝까지 타들어간 담배를 또 빨아들이며 그는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参考译文:

和简陋的总部不同,思潮集团还是一家拥有2兆韩元不动产资产的企业。继CastlexGC和Castlex济州GC之后,集团还将在中国青岛建造高尔夫球场,在休闲娱乐领域的产业规模也很大。

朱镇旴会长原来的专业是政治学。1977年正在美国哥伦比亚大学读政治学博士时,一生创业的父亲逝世,他继承了父亲的产业。“我接手的有五艘船、六名职员以及5亿韩元的债务。虽有巨额负债又赶上了石油危机,但公司在交易处的信用以及政府支持水产业的政策最终使公司度过了难关。尤其是我们向每当集团遇到困难的时候都会慷慨相助的日本三菱交付了30年生的生拌用金枪鱼,维护了集团的信誉。”

为了实现由来已久的梦想,朱会长担任了15届和16届国会议员之后于2002年回归到经营领域。紧接着他就开始了一系列攻击性的兼并,水产、食品产业只要能产生协同效率的公司一一买进。被收购的企业大部分都转换为盈利状态。2006年收购的思潮大林在去年盈利220亿韩元,去年收购的无恙水产今年预计可盈利40亿韩元。

虽然已经是占据食品界第 6位的集团,但是思潮集团仍没有放弃继续兼并的打算。兼并的终极方向和目标是什么呢?朱会长悠悠地说:“造船业可以做到世界第一,水产为什么做到世界第一呢?”原来目标就是要成为世界最大的水产公司,他对于水产业的抱负真是了不起。“我国出口产品居第一的是1964年出口到日本的干鱿鱼。现在都说IT、 IT,但有什么比确保粮食的产业更重要呢?”

在采访结束时,我还是问了一直想问的问题。“看您经常吸烟,但为什么吸88牌的烟呢?”答案如我所料。“因为比其他的都便宜。”把已经燃烧到过滤嘴的香烟又吸了一口,他哈哈大笑着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