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学,就是用语言塑造形象反映社会生活,又用极强烈的感染力影响社会生活。我们为具备一定阅读基础的童鞋准备的韩国文学名作大餐,希望大家提高阅读的同时,感受这些文学作品中的优美文字感情和艺术表现手法。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⑤ — 성석제
黄万根曰⑤ — 成硕济

왜 그렇게 나이 차이가 적은가 하면, 황만근의 어머니가 돈을 받고 팔려와서 열댓살인가에 황만근을 낳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신대리도 하루 네 번식 버스가 들어올 정도로 개명했지만, 전쟁이 있기 전에는 시집 장가 가는 일이 아니면 외지 사람을 구경하기도 힘들 정도로 두메였다.
要问为什么母子的年龄差距这么少呢?黄万根的娘被卖到黄家,十五岁就生下了万根。如今新垡里这地方一天通四趟汽车,也算开化了。但是直到朝鲜战争之前,还是除了出嫁、娶媳妇以外,很难见一回外地人的穷乡僻壤。

신대리에 나서 살아온 여자들은 때려죽여도, 아니 맞아죽어도 신대리 사람에게는 시집을 가지 않으려고 했다. 그래서 신대리 총각들은 이십리쯤 떨어진 낙양군 봉대면 면소재지 저잣거리에 가서 '처녀 구함'이라는 팻말을 목에 걸고 서 있다가 그에 반한 넋나간 처녀를 잡아채어 신대리로 돌아오든가, 중간에, 사람을 놓아 험난한 시절 딸을 팔아서라도 살아남으려는 사람들에게서 처녀를 구해 장가를 갔다. 물론 후자의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이를 두고 중매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게 해서 마을에 들어온 처녀를 '민며느리'라는 이름으로 부르는 사람도 있는데, 이름이야 어떻든 그런 경로고 신대리에 들어온 처녀들은 해가 가기 전에 아이를 낳게 마련이었다.
如果是生于斯长于斯的女孩子,就算掐死,不,就算打死也不会嫁给新垡里的小伙。所以新垡里的小伙子们就到二十里外的洛阳郡凤垡面,站在面事务所前的中心街上,脖子上挂一块“求姑娘”的牌子。遇到有看上这小伙子而丢了魂儿的姑娘,就连哄带扯地领回新垡里,或者找仲媒物色一户不得不卖女糊口求生的人家,买个姑娘当媳妇。当然,大部分情况属于后者。也有人把这说成是作媒,也有人称呼如此嫁到村里的姑娘为“童养媳”,不管叫什么,通过这种途径嫁到新垡里的姑娘,注定了年内就要生下孩子。

신대리에는 처녀가 시집을 오기가 어렵지 오기만 하면 '물'의 깊은 곳에 있는 용왕이 밤마다 찾아와서 틀림없이 아들을 점지해준다는 전설이 있다.
新垡里有一个传说,姑娘嫁过来不容易,但是只要嫁过来,住在“水”深处的龙王每天晚上都会找来,送上的肯定是男婴。

그래서 그런지 신대리의 집집마다 아들이 없는 집이 없었고 그 아들들이 자라면 장가 때문에 아버지 같은 어려움을 겪었다. '물'에서 가장 깊은 곳은 저수지가 생기기 전부터 깊이를 알 수 없다는 소(沼)가 있었고 그 속에 용궁으로 통하는 길이 있어 무명실 세 꾸러미를 풀어도 끝이 안 난다고 했다.
许是这个传说灵验吧,新垡里几乎家家都生了儿子。这些儿子们长大成人后,因为娶媳妇的问题经历了跟父亲们一样的坎坷。“水”最深处,位于水库形成之前就没人知道深度的沼泽,里面有通往龙宫的通道,据说深得放下三卷棉线也不见底。

물론 용왕은 점지만 해주지 실제로 아들을 갖게 하는 건 신대리 사내다. 만약 용왕점지를 넘어 무슨 해괴한 다른 일을 벌였다면, 신대리 사람들이 해마다 대보름에 일 미터가 넘는 얼음을 깨고 색동옷을 입힌 돼지 한 마리씩을 용왕에게 바칠 리가 없을 것이다.
当然,龙王只给送子,真正使女人怀上儿子的是新垡里的男人们。假如龙王越过送子的界线,搞出什么别的古怪来,新垡里人绝没理由每年正月十五凿开一米多厚的冰层,给龙王祭上一只身披彩缎的猪。

하여튼 황만근의 어머니는 어리고 어린 나이에 팔려오다시피 신대리에 들어왔고 여자로서의 징후가 나타나자마자 신대리가 전사에 기록될 정도로 격전장이 되었다. 황만근의 아버지는 천곡 계곡의 양안을 오가는 포탄과 총알의 불빛과 소리를 구경하러 나갔다가 유탄에 맞아 세상을 버리고 말았다.
总而言之,跟黄万根的母亲小小年纪就卖到这个村一样,来到新垡里的女孩子只要一出现女性的征兆,就会随着龙王送子而怀上孕。后来发生了战争,新垡里居然因为成为激烈残酷的战场而载入战争史。那年黄万根的父亲出去欣赏千谷溪谷两岸飞来飞去的炮弹、子弹的弧光和声音时,不幸被流弹击中而弃世。

그때 황만근은 어머니 뱃속에서 여덟 달째 머물러 있던 중이었는데 소식을 들은 그의 어머니가 벌떡 일어서면서 그만 황만근을 아래로 빠뜨리는 바람에 머리가 앞뒤로 긴 '남북 짱구'가 되었고 열달의 십분(十分)에서 두 달이 모자라는 '팔푼'이 되었다고도 한다.
当时黄万根在娘腹中住到了第八个月,娘闻听丈夫的死讯猛地站起来,腹中的黄万根一下子掉下来,把脑袋砸成前后突起的“南北头”。因为本该十月怀胎,但是他少待了两个月,于是成了“八分”。

그후로 시어머니, 곧 황만근의 할머니가 황만근과 그의 어린 어미를 함께 키웠다. 황만근이 열다섯살이 되던 해, 할머니마저 세상을 버리자 그때부터 황만근이 어머니를 봉양하게 되었는데, 서른 살이 될까 말까 한 젊은 과부는 그때까지 밥을 어떻게 하는지조차 몰랐고 그후로도 황만근이 있는 한 알 필요가 없었다.
后来是婆婆,也就是黄万根的奶奶一起抚养了黄万根和他年少的娘。黄万根十五岁那年,连奶奶也辞世了,从那时起黄万根就开始奉养老娘了。才三十岁的年轻寡妇连饭都不会做,只要黄万根在,也就没必要学做饭了。

농사를 짓든 비럭질을 하든 쌀을 들고 들어오는 것도 황만근이었고 그 쌀을 씻어 솥에 안치고 불을 피우는 것도 황만근, 상에 밥과 반찬을 차려서 먹으라고 갖다주는 것도 황만근, 물린 상을 들고 가서 설거지를 하는 것도 황만근이었다.
不管是种庄稼还是四处讨借,端着米进屋的总是黄万根;把米淘净放入锅里,在灶炕里生火的也是黄万根;把饭菜端上饭桌的是黄万根,吃完饭端走饭桌收拾洗涮的也是黄万根。

그의 곱고 새파란 어머니는 황만근이 밥과 집에 관련된 일을 하는 동안 시어머니가 물려준 곰방대에 담배를 채워 연기를 코로 뿜으면서 황만근이 하는 짓을 물끄러미 건너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在黄万根做饭和家务的时候,他年轻漂亮的娘就在婆婆留给她的旱烟袋里装上烟丝,从鼻孔里往外喷着烟,面无表情地望着黄万根忙这忙那。

그런데 이런 일이 있었다. 황만근의 나이가 차자 군대 징집영장이 나왔다. 동네는 물론 온 면에서도 알려진 바보라 황만근은 당연히 면제가 되었겠지만, 일단 신체검사와 소집면제에 필요한 절차를 밟기 위해 군청이 있는 읍에는 가야 했다.
后来发生了一件事。随着黄万根长大成人,接到了入伍通知书。不仅村里,整个面里都知道黄万根是傻瓜,当然会免除兵役。但是为了检查身体和解除征兵需要的手续,必须跑一趟面里。

황만근은 쌀밥을 한솥 해서 간장과 소금으로 간을 한 뒤에 참기름으로 맛을 내어 주먹밥을 만들었다. 주먹밥 몇 덩이는 보자기로 싸서 허리에 차고 나머지는 상 위에 얹어 놓고 어머니에게 말했다.
黄万根闷了一锅饭,用酱油和盐调好咸淡,再用香油调味,捏好了饭团。他用包袱包了几个饭团缠在腰上,把剩下的放在饭桌上对老娘说:

"배고프면 이거 먹어라. 내 얼릉 갔다올게."
“饿了就吃这个吧。我快去快回。”

어머니는 쓰다 달다 말도 없이 황만근이 하는 양을 지켜볼 뿐이었다. 신체검사는 황만근의 생각처럼 얼른 끝나지 않았다.
娘面无表情地望着黄万根的举动。身体检查没像黄万根预料的那样很快结束。

그때만 해도 황만근은 입가에 침만 좀 흘렸을 뿐, 또래의 친구들처럼 스무살 남짓한 건강하고 잘생긴 청년으로 보였다는데, 징집을 감독하러 온 사람들이 이리 뜯어보고 저리 물어보고 으르고 협박하느라 시간이 많이 걸렸던 모양이다.
因为那时的黄万根除了嘴角淌些口水以外,看起来就是刚满二十岁而且身体健康的帅小伙儿,跟同龄伙伴没什么不一样,所以来监督征兵的人左盘右问连唬带吓,费了很多时间。

황만근은 결국 샛별이 뜨는 저녁이 되어서야 신체 검사장에서 풀려날 수 있었다. 밤길을 도와 백릿길을 걸어서 어머니가 혼자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오던 황만근은 평생을 좌우할 기이한 경험을 하게 된다. 당시에는 군청이 있는 읍에서 신대리까지 오는 버스도 없었고 있다 해도 끊어질 시각이라 산길로 오는 게 빨랐는데 네 개의 봉우리를 돌거나 넘어야 했다. 그중 네 번째 고개의 이름은 토끼고개다.
直到傍晚时分星星爬上夜空闪耀了,黄万根才被放出体检处。寡母在家翘首等待着,黄万根徒步赶百里路回家时,经历了能改变一生命运的异事。当时从郡政府所在地的城镇到新垡里之间没有汽车,就算有也早过了运行时间,所以只有走山路才能抄近路回家,不过得绕过和翻过四座山峰。其中第四座山叫兔子岭。

어지간히 다 왔다 싶었는데, 어째선지 걸어도 걸어도 고갯마루가 나오지 않고 한군데서 맴도는가 싶더니 문득 어둠속에서 털이 눈부시게 하얗고 창날처럼 뻗친 수염과 홍보석처럼 붉은 눈을 가진 토끼가 달려나왔다. 그 날은 그믐 때여서 달빛조차 없었는데 눈부시게 희었다니 그 무슨 바보 같은 소리냐고 사람들은 말한다. 황만근이 그날의 일을 수백 번도 더 말했지만 처음과 다르게 말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
黄万根正寻思着就快到家了,可不知怎么搞的,走了半天也不见山脊,似乎一直在原地绕来绕去。忽然间,从黑暗里跑出一只兔子,浑身雪白耀眼,胡须像钢针一样直坚,眼睛如红宝石般闪烁。那天正值晦日没有月光,所以人们说,哪来的雪白耀眼这类蠢话呀?那天晚上的经历,黄万根说了几百遍,每一次的说辞都一模一样。

그나저나 토끼가 너무 컸다. 토끼의 귀가 황만근의 머리보다 더 높이 솟아 있을 정도였다. 게다가 토끼는 입을 움직이며 사람의 말을 했다.
总之兔子实在太大了,甚至兔子坚起的耳朵超过了黄万根的个子。而且兔子嚅动着嘴唇说了人话:

"너는 집에 못 간다. 너는 집에 못 간다. 너는 집에 못 간다. 너는 여기서 죽는다."
“你要死在这里。你要死在这里。你要死在这里。你回不了家。”

토끼의 입술이 갈라진 사이로 황만근의 엄지손가락만한 날카로운 이가 반짝였다. 무슨 불빛이 있어서 반짝이기까지 했느냐고. 초봄이라 토끼고개에는 눈이 채 녹지 않고 있었다. 하다못해 별빛에라도.
兔子豁嘴唇之间闪烁着跟黄万根的拇指一般大小的锋利门牙。难道有什么火光,能让兔牙闪光吗?因为是初春,兔子岭上的雪还没化完呢。再不济,许是星光反射吧?

"그기 뭔 소리라? 내가 내 집에 내 발로 가는데 니가 뭐라꼬 집에 못 간다 카나. 귀신이마 썩 물러가고 토끼마 착 엎디리라. 내가 너를 타고서라고 집에 갈란다."
“这是啥话?我用我的脚走路回家,你凭什么说三道四?要是妖魔鬼怪就赶快退去,要是兔子就趴在地上。就算骑着你我也要回家。”

거대한 토끼는 황만근이 한번도 맡아본 적이 없는 비린 냄새를 풍기면서 느릿하고 탁한 음성으로 다시 말했다.
庞然大物般的兔子散发出黄万根从未闻过的腥臊味,它用缓慢低沉地声音继续说: 

 词 汇 学 习

맴돌다:旋转。盘旋。旋绕。回旋。

회오리바람이 계속해서 맴돌다.
龙卷风不住地转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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