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学,就是用语言塑造形象反映社会生活,又用极强烈的感染力影响社会生活。我们为具备一定阅读基础的童鞋准备的韩国文学名作大餐,希望大家提高阅读的同时,感受这些文学作品中的优美文字感情和艺术表现手法。

일락서산25 — 이문구
日落西山25 — 李文求

나는 그런 아버지를 늘 어려워하고 있었다. 두려워하고 있었다고 해야 옳을지도 모른다.
对于爸爸,我一直很生分,或许可以说是畏惧。

소문난 달변이면서도 집안에서는 늘 과묵한 성격이었고, 그런 과묵과 침착 냉정한 거동이 느껴질 때마다, 나는 인자함이나 너그러운 관용보다도 위엄과 투지를 엿보면서 방구석의 재떨이마냥 움츠러들기만 했던 것이다.
他能说会道出了名,但在家里却总是寡言少语。我每当感觉到那种沉默和冷静的举止时,比起仁慈或宽厚,我总能更多意识到威严和斗志,然后就像屋角里的烟灰缸一样蜷缩起来。

어느 해였던가, 옹점이마저 시집간 뒤였던 것 같다. 무슨 사건이었는지 알 길은 없으나, 하여간 아버지가 달포 가까이가 예비 검속되어 읍내 유치장에서 구금 생활을 한 적이 있다. 그런 일이 어찌 한두 차례였으랴만 그때 그 한 달 동안, 조석으로 어머니가 싸 주는 사식(私食)을 차입시키기 위해, 뜨겁고 무거운 찬합 보따리를 들고 경찰서 출입을 한 적이 있었다.
不知道是哪一年,那是连瓮点也出嫁之后的事了。不清楚出了什么事,反正爸爸被关在邑内拘留所里一个多月。这类事何止发生过一两次啊,但是那一个月期间,为了早晚送去妈妈做的饭菜,我拎着又热又沉的饭盒包袱,经常出入警署。

관식을 대주던 집은 경찰서 바로 곁에 있었으므로 사식 차입이 불허될 경우엔 그 관식 납품 업자에게 뇌물을 먹여, 식사에 불편이 없도록 부탁하게 마련이었지만, 이렇다 할 사건 없이 예비 검속될 경우, 사식 차입하는 데에는 그럭저럭 난관이 없었던 것이다.
专门给犯人送牢饭的那家就在警署旁边,所以不允许送吃的进去的时候,就给送牢饭的那家人行贿,拜托他好好照顾爸爸的饮食。没有具体的事由而临时被拘留时,家里送吃的就没什么问题。

착검(着劍, 칼을 몸에 참)한 무장 경관 입회하에 도시락을 비워낼 때까지 기다렸다가 귀가하면 하루 해가 언제 졌는지도 모르게 저물기 일쑤였었다.
在佩刀的武装警察监督下,一直等爸爸吃完盒饭后再回家。时间总是悄然流逝,天色不知不觉间暗下来。

그런데 언제나 두렵게 느껴졌던 것은 그런 무장 경찰관이 아니었다. 오히려 잡범이나 파렴치범의 자식이 아니란 데에서 엉뚱한 자부심과 떳떳함을 느껴 주눅 든 적이 없을 지경이었다.
不过我从没害怕过那个武装警察,反倒因为我不是地痞无赖或无耻之徒的儿子,经常有一种莫名的自豪感或堂堂正正的感觉,从来没有羞愧过。

나는 굵은 철창 안에 태연하게 앉아서 담소하던 아버지가 두렵기만 했던 것이다. 툭하면 불려 가고 연행돼 가던 신분이었음에도 언제나 의기 왕성하며 투지 만만하던 그 얼굴이 두려운 것이었다.
我只是害怕坐在粗粗的铁牢里泰然微笑的爸爸。虽然经常受到牵连被警察呼来唤去,但是依然保持着旺盛的意志和高昂的斗志。

다시 말하면 목숨을 내놓고 자신의 사상을 관철하고자 하던 그 굳건한 정신이 외경스러웠던 것이다. 한달 동안 내가 배달한 식사로 건강을 유지했던 아버지가 출감하던 날, 아버지는 예상 밖으로 강건한 젊은 표정을 보이며, 아직도 뜨거운 찬합 보따리가 들려진 내 손목을 짐짓 잡아 주며 한 첫마디 말이,
换句话说,为了贯彻自己的思想而豁出性命奋斗的精神,令我十分畏惧。一个月来靠我送的饭菜维持了健康,爸爸出狱的那天意外地露出精力旺盛的表情,握住我还拎着热乎乎的饭盒包袱的手腕,第一句话就是:

“그새 할아버지 말씀 잘 들었니?”였다. 다시 말해 그 동안 애썼다는 말 한마디가 없었던 것이다. 내가 아버지한테서 차갑고 무정한 거리감, 아니 공포감을 느끼기 시작한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다면 나는 그 때를 지적하는 데에 주저하지 않는다.
“这些天听爷爷的话了吗?”也就是说,从没说过一句“这段时间辛苦了”的话。如果我从爸爸那儿感受过冷酷的距离感,不,是恐惧感的关键契机,我会毫不犹豫地说:就在那一刻。

그것은 일상 아버지가 자식들을 훈육함에 있어 언제나 준엄하고도 분명했던 한 단면이기도 했는데, 그로부터 얼마 뒤에 다시 한 번 그런 경황을 맞아 당황했던 나로서는, 아버지에 대한 공포 의식을 보다 더 선명하게 가슴 깊이 새기는 결정적인 충격이 되었다.
那是爸爸一直以来教育孩子时保持尊严和界线分明的一面。从那以后不久,我再一次遇到这种情况而且慌乱不已,正是这决定性的冲击,使我对爸爸的恐惧意识更鲜明地烙在心里。

그것은 밖으로는 항상 뒷전으로만 돌되, 기껏 남의 뒤치다꺼리밖에 차례 못 받는 무능한 처신술이 싹트고, 안으로는 모든 가사(家事)에 있어 식객(食客) 정도의 존재로, 가족적인 위치를 못 얻은 무력한 사내로 낙후하게 된, 지나온 생활에 있어 가장 중요한 동기가 돼 버리고 만 것이기도 하다.
这些冲击造成我在过去的日子里,在外边一直不敢站到前面,总在背后替人做事却得不到相应的待遇,处事软弱无能,一直到堕落为在家中也只如同一位食客,沦为在家庭中没能找到自己位置的懦弱男人。那些冲击是最重要的原因。

내가 두 번째로 당한 일은 앞서 말한 것 이외에도 잊어서는 안 될 또 다른 의미를 가진 것이기도 하다. 그것은 내가 일생을 통해 아버지 앞에서 아버지로부터 직접 배운, 최초의, 그리고 최후가 된 공부 시간이었다는 점이다.
我第二次碰到的事,除了我在前面说过的以外,是我无法忘却的拥有另一种意义的事。那是我在一生中,坐在爸爸面前直接跟他学习的最初也是最后的功课。

시간으로 치면 약 한 시간 남짓이나 됐을까. 그날은 마침 여유가 있었던지 할아버지가 쓰시는 연상(硯床, 문방 제구를 벌이어 놓아 두는 작은 책상)을 윗방에 옮겨 놓고 나를 불러 앉혔다. 밖에서는 오월의 신록을 살찌게 하는 조용한 부슬비가 부슬거리고 있었다. 열한시쯤 된, 들앉아 공부하기 가장 알맞은 날씨였고 적당한 시간이었다.
论时间,大概有一个小时吧。也许那天碰巧有空儿,爸爸把爷爷用的小书桌搬到上房,把我叫了过去。外面飘着令五六月的绿荫更加肥沃的细雨,11点钟左右,刚好是最适合坐着学习的时间和天气。

아버지는 내게 먹부터 갈게 하였다. 먹은 더러 갈아보아 무난하게 갈아 낼 수 있어 다행이었다.
爸爸首先让我磨墨。幸亏以前磨过墨,所以能轻松地磨下来。
 

 词 汇 学 习

부슬비:细雨。小雨。毛毛雨。
책상:书桌。写字台。
준엄하다:严峻。严厉。严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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